긍정의 사나이도, 에이스도 어쩔 수 없었다.
MBC '진짜 사나이'가 23일 방송에서 역대 가장 강도 높은 훈련으로 웃음끼 싹 가신 고된 모습을 보여주며 군생활의 어려움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병들도, 시청자들도 안 울 수가 없었다.
멤버들은 유격 훈련 두번째 날을 맞아 목봉 체조와 화생방 훈련, 헬기 레펠 훈련을 하면서 그야말로 '지옥'을 체험했다.

목봉은 무려 120kg 이었다. 다섯명이 하나의 목봉을 들고 어깨 위로 들었다 놨다 하는 동작으로, 뜨거운 전우애와 척척 맞는 호흡이 필수였다. 서경석이 선두에 서고 그 뒤 샘 해밍턴이 선 조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였다. 무게가 기우뚱 앞으로 쏠리면서 서경석은 매우 괴로워했지만, 샘 해밍턴도 누굴 도울 입장은 아니었던 것. 결국 긍정의 사나이 류수영이 맨 앞줄을 자처하게 됐다.
장혁과 박형식은 연이어 반복구호를 실수해 기합을 받았다. 목봉을 들고 오리걸음을 걷게 된 것. 이들의 표정은 내내 매우 굳어있었다.
그래도 아직 여유는 있었다. 류수영은 풀피리를 불며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뽐냈고, 멤버들은 농담도 주고 받았다.
그러나 화생방 훈련은 역시 셌다. 방독면의 정화통을 제거하자 샘 해밍턴은 좀 견디다 곧바로 뛰쳐나갔다. 남은 멤버들은 훌륭히 훈련을 마쳤지만, 눈물과 콧물을 쏟으며 매우 괴로워해 역시 지옥의 훈련이 어떤지 시청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류수영은 그 와중에도 "서경석 이병이 손을 잡아줘서 호흡이 안정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다음 훈련은 헬기 레펠이었다. 무려 11미터 위에서 줄에 몸을 의지한 채 뛰어내리는 것. 이 훈련에서는 이병들의 캐릭터가 명백히 드러났다. 서경석은 몸을 비틀거렸지만 잘 끝냈고, 류수영은 11미터 위에서도 경치에 감탄하는 여유를 보였다. 장혁은 조교들도 놀랄만한 안정된 자세로 눈길을 끌었고, 박형식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함에도 씩씩하게 훈련에 도전했다. 샘 해밍턴도 가장 두려워하는 표정이었지만,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면서 훈련을 마쳤다.
샘 해밍턴은 "몇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는데, 애인 생각하니까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애인이 장혁 팬인데, 나도 장혁보다 멋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형식은 밥 먹을 때 제일 해맑게 기뻐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특히 소스를 밥에 뿌려먹고 기뻐하던 모습은 '먹방'계 새 별의 탄생도 예감케 했다.
'유격왕' 장혁은 인간적인 매력도 물씬 보여주며 시청자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로 군입대한 후 여자친구와 사랑을 어렵게 지켜가던 이야기와, 레펠 훈련때 아내의 이름 부르는 걸 깜빡했다며 쑥스러워하는 모습 등으로 액션 배우 장혁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은 행군이었다. 30kg의 군장을 메고 좁고 험한 길을 걸어 복귀에 나선 것. 5시간 가까이 산길과 모래밭을 걸어 부대까지 걸어야 했던 멤버들은 끝까지 파이팅을 외치며 한층 더 짙어진 전우애와 씩씩한 패기를 자랑했다.
이번 유격 훈련은 '진짜 사나이' 시작 후 가장 힘들고 어려운 훈련이었다. 장혁은 "숙연해지고, 뿌듯해졌다", 박형식은 "이제 어떤 훈련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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