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무계획 여행, 시청자는 웃음 고프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6.23 19: 50

한때 일요일 예능의 대명사였던 KBS 2TV '1박2일'이 요즘 왜 고전을 면치 못할까. 23일 방송은 그 원인과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그들만의 잔치였다.
이날 ‘1박2일’에서는 복불복 대축제 특집으로 돌림판에서 나온 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멤버(유해진 차태현 성시경 엄태웅 김종민 이수근 주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제작진이 던져준 상황 안으로 들어간 멤버들은 방송 초반부터 허우적거렸다. 시즌 1, 전성기 때의 멤버들 같으면 무계획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웃음 유발 코드로 작용했겠지만 시즌 2 멤버들에게 리얼 버라이어티 즉흥 여행은 무리수로 작용한 게 분명했다.

 이들은 여행지로 서울이 나오자 기뻐했지만 한여름 날씨에 파카를 입거나 아줌마 가발 등을 쓰고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것에 창피해하며 갈 곳을 몰라 다리 밑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듯한 모습. 예전 비슷한 상황에서 이승기와 엠씨몽 등이 오히려 적극적인 대시로 웃음폭탄을 터뜨렸던 것과 대조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날이 저물어 한강에서 시민들과 만나 벌인 한 여름의 댄스파티에서야 드디어 폭소탄을 선사했으나 때늦은 감이 역력했다. 잠원지구 댄스퀸을 찾는 콘셉트를 알 수 없는 행사의 시작과 끝은 방송분량을 채우기에 급급한 모양새였다.
베이스캠프를 찾기 위해 우이동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예약 없이 들이닥친 80명이라는 인원이 겨우 잡은 베이스캠프에서는 시즌1 멤버들이 자료화면으로 등장하는 수박 게임을 진행하며 검증된 웃음을 재탕할 뿐이었다.
또한 방송분량을 위해 이들과 따로 떨어져 나온 김종민은 미스코리아 의상을 입고 사전 약속 없이 CL을 만나기 위해 YG엔터테인먼트 앞을 서성이다가 약속을 잡지 못했고 다시 씨스타를 만나기 위해 강남으로 향하는 등 하루 시간을 의미 없이 흘려버린 후 ‘미션 성공’이라는 한 마디를 들을 수 있었다.
멤버들이 시골로, 산골로, 어촌으로, 섬으로, 그리고 고향으로 가 숨은 여행지를 보여주는 콘셉트를 망각한 이번 여행은 초반 게스트 포미닛을 등장시켜 시선 몰이를 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 멤버들끼리 여행지를 소개하고 잔재미를 선사하는 ‘1박2일’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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