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전인지(19, 하이트진로)의 우승이 화제다.
전인지는 23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 27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6억 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5버디 1보기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막판 4개홀에서 4연속 버디쇼를 펼쳐 극적인 우승을 안았다.
9언더파 1타차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에 선 전인지는 초반 8언더파 공동 4위로 치고 올라온 박소연(21, 하이마트)의 상승세에 밀리는가 했다. 하지만 막판 남은 4개홀에서 무섭게 타수를 줄였다. 14번홀까지 9언더파를 유지한 전인지는 15번홀(파5), 16번홀(파4), 17번홀(파3), 18번홀(파4)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16번홀까지 단독 1위에 있던 박소연을 밀어낸 극적인 우승이었다.

더구나 전인지는 지난 1996년 김미현(은퇴), 2004년 송보배, 2005년 이지영, 2006년 신지애, 2011년 정연주에 이어 KLPGA 투어 데뷔 첫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6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제 상금순위 4위로 올라선 전인지는 신인왕 경쟁에서도 김효주(18, 롯데)의 대항마로 주목받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9번홀과 14번홀 파세이브가 우승의 원동력"이라는 전인지는 "넣고 나서 스코어를 봐서 연장인 아닌지 몰랐다. 물 뿌려줄 때 알았는데 물 맞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인지는 골프를 시작할 때 공부와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친구(프로) 권유로 시작했지만 이미 전인지의 아버지 전종진 씨가 운동시킬 생각이 확고했다. 수학을 좋아해 경시대회에서 대상, 본상 다 타본 경험이 있는 전인지였다. 영재교육 3차 시험까지 갈 자격을 얻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교감 선생님과 다툰 끝에 서산 대진초등학교에서 제주도로 전학(제주 광양초)시키면서 그 때부터 골프에 전념하게 됐다.
"초등학교 때 IQ가 138로 나왔다"는 전인지는 수학과 골프 중 어느 것이 더 쉽나는 질문에 "수학이다. 수학은 공식이 있는데 골프는 언제 어디서 해야할지 그때그때 다르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어 "학생 때 공부, 수학을 잘 하는게 계산이나 이런 데 도움된다 생각했다"는 전인지는 "그런데 코치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골프는 계산머리로 하기보다는 몸으로 익히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감이 더 중요한거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하이트 대회에도 의미를 뒀다. "그렇게 큰 대회에서 마지막에 플레이한 게 그 때가 처음이었다"며 지난 하이트 대회를 떠올린 전인지는 "골프인생에서 목표의식도 강해지고 더 성장하게 된 대회였다. 두산매치 준우승 이후 우승하라고 많이 얘기해줘서 우승해야겠다 생각하니 부담으로 오더라"면서 "3라운드까지도 그런 얘기 많이 들었는데 끝까지 생각하지말고 끝까지 하자라고 한 것이 우승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김효주와의 신인왕 경쟁에 대해서는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효주는 효주 위치에서 잘하는 선수고 나는 내 위치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꼭 누구 잡아야겠다 안 한다"고 말했다. 또 "잘해서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는 전인지는 "열심히 해서 나중에 어린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신인답게 패기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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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