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이가 (박)지성형을 이어서 등번호 7번을 달았으면 좋겠다."
기성용(24, 스완지 시티)과 이청용(25, 볼튼 원더러스)은 최근 불화설에 휩싸였다. 축구 국가대표팀 내에서 발생한 불화의 중심이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2006년 FC 서울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기성용과 이청용의 불화설인 만큼 충격의 파장은 남달랐다. 이후 이청용이 대표팀 인터뷰서 불화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그 여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순 없는 상태다.
하지만 23일 중국 상하이서 만난 기성용과 이청용은 불화설의 관계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23일 박지성 자선경기인 제 3회 아시안 드림컵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 도착, 함께 발을 맞추며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이청용의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인해 19분 동안 함께 뛰었다.

경기 전 숙소에서 만난 기성용과 이청용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지난 21일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10여분을 같이 뛰었던 기성용과 이청용은 좋은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기성용은 "기회를 한 차례 만들었다. 내가 오버래핑을 한 상황에서 청용이가 좋은 패스를 줘서 기회를 잡았다"고 말을 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기성용이 결혼 준비로 바쁜 관계로 22일 구자철의 결혼식에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화로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다. 이청용은 "쓸 데 없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친구다 보니 특별한 건 없다"고 전했다.
절친한 둘 사이지만 선수로서 대하는 건 달랐다. 서로에 대한 존중은 확실했다. 특히 이청용은 "대표팀의 에이스는 기성용과 구자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청용이가 겸손한 척 하는 거다. 내가 봤을 때 팀에서 결정을 지을 수 있는 선수가 에이스다. 청용이가 그 자리다"고 치켜 세웠다.
기성용의 이청용에 대한 칭찬은 끊이지 않았다. 그는 "청용이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다. 나 같은 경우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조연일 뿐이다. 청용이는 주연이다"며 "최근 대표팀 경기서 많은 분들이 본 것처럼 청용이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부상에서 완벽하게 돌아온 만큼 청용이가 지성형의 뒤를 이어 등번호도 7번을 달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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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중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