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레 미제라블은 빛났다. 김연아(23)의 '레 미제라블'이 굿바이 무대에서 만인의 기억 속에 뜨거운 자취를 남겼다. 이제 새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날 일만 남았다.
김연아는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3' 마지막날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올 시즌 단 한 번뿐인 아이스쇼였기에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고, 쇼는 3회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3만 1000여 명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이날 공연 역시 만원사례를 이뤘다. 김연아의 마지막 레 미제라블을 볼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관객들의 열기는 뜨거웠고, 3회의 공연 중 단연 가장 큰 함성이 은반 위로 쏟아졌다.

복귀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던 지난 시즌을 마감하고 본격적으로 올림픽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김연아에게 있어, 이번 무대는 그의 정든 프로그램인 '레 미제라블'을 떠나보내야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김연아는 지난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이번 프로그램, 특히 레 미제라블 같은 경우 나도 너무 좋아하고 다들 너무 좋아해주셔서 오히려 걱정이다. 레 미제라블을 뛰어넘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싶다"며 "당장 다음 시즌이 올림픽을 앞둔 중요한 시즌인데 이것보다 더 인상에 남을 프로그램이 과연 있을까 싶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김연아에겐 익숙한 고민이다. 실제로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로 극찬을 들었던 2008-2009시즌에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맞이하는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을 두고 데이빗 윌슨과 함께 골머리를 앓았던 기억이 있다.

그 때문일까. 이번 아이스쇼에서도 김연아는 "차라리 (레 미제라블을)올림픽 프로그램으로 쓸 걸 그랬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의 부담을 털고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조지 거쉬인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우승을 차지했던 그다.
김연아의 새 시즌 프로그램은 점프 등의 구성은 변화 없이,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탄생할 듯하다. "쇼트프로그램(SP)이나 롱프로그램(프리스케이팅, FS) 모두 그동안 해왔던 프로그램과 분위기부터 완전히 다를 것 같다"며 감질나는 힌트를 던져준 김연아는 '레 미제라블'을 뛰어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또다른 전설을 쓸 김연아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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