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터지지 않아 고민했던 롯데가 서서히 살아나는 장타력에 미소 짓고 있다. 경기 흐름을 한 번에 바꿔놓을 수 있는 무기를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는 올 시즌 내내 장타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상대 투수들에 장타에 대한 ‘공포’를 안겨줬던 최근 몇 년간의 모습이 실종됐다.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팀을 빠져나갔고 남아 있는 선수들의 장타력도 예전만 못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선수들의 장타력 감소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다.
24일 현재 롯데의 팀 홈런은 22개에 불과하다. 최하위 한화(20개)보다 2개 많은 리그 8위 기록이다. 팀 홈런 공동 선두인 SK·넥센(이상 52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팀 평균(38개)보다도 많이 떨어진다. 3할6푼1리의 장타율도 리그 8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시원시원하게 점수를 내지 못하니 전체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롯데의 팀 홈런은 4개였다. 5월에도 8개에 불과했다. 리그 홈런 선두 최정이 5월까지 13개의 홈런을 쳤다는 것에 빗대 ‘김롯데’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6월은 아직 일정이 모두 끝나지 않았음에도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SK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는 총 4개의 홈런이 나오며 열세 3연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신호를 남겼다.
주축 선수들이 골고루 홈런의 맛을 봤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손아섭이 시즌 2호포를 쏘아올린 것에 이어 21일에는 전준우가, 22일에는 손아섭 황재균이, 23일에는 강민호가 각각 아치를 그렸다. 손아섭 강민호 전준우는 중심타선에 위치하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홈런포는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
역설적으로 홈런의 힘을 실감한 롯데였다. 21일 경기에서는 1-0의 살얼음판 리드에서 전준우의 홈런 한 방으로 2점을 쉽게 뽑았다. 22일에는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인 김광현을 상대로 얻은 3점이 모두 홈런이었고 그 중 하나는 황재균의 역전 투런이었다. 이처럼 중간중간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홈런포가 터진다면 좀 더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감을 조율한 롯데의 장타력이 상승곡선을 그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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