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의 특징 중 하나는 외국인선수 교체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시즌 전 19명의 외국인선수가 지금까지 교체없이 계속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래 시즌 중 외국인선수 퇴출이 없었던 건 한 번도 없었다. 기량 부족을 이유로 상당수 선수들이 퇴출됐으며 구단들은 외국인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과 함께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절반을 향하는 시점에서도 아직 조용조용하다.
하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입지가 불운한 외국인투수들이 있으며 이들의 소속팀이 주로 상위권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이라는 점에서 대체자만 발견한다면 언제든 외국인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신바람 야구의 부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LG는 선발진이 약점인데 그 중에서도 벤자민 주키치 부진이 아쉽다. 올해로 한국야구 3년차가 된 주키치는 12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벌써 두 차례나 2군에 다녀왔다.
타선의 집중력과 불펜의 안정화로 잘 나가는 LG이지만 리즈-우규민-신정락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다는 게 아쉽다. 주키치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결국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외국인 선발 카드를 찾아야 한다. 오랜만에 찾아온 가을야구 기회이기에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5할 승률을 회복하며 여전히 상위권 진출을 꿈꾸는 두산도 외국인 투수 개릿 올슨이 계륵과 같다.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50일 가까이 공백기를 가진 올슨은 7경기 1승 평균자책점 5.72로 딱히 인상적이지 못한 성적이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 외에는 눈에 띄는 선발감이 없는 두산으로서는 언제까지 올슨을 기다려줄 수 없다.
시즌 최다 9연승으로 기세를 되찾은 KIA도 여전히 마운드에서 불안함을 안고 있다. 특히 선발진은 양현종과 김진우만이 제 몫을 하고 있을 뿐이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가 8승3패를 기록 중이지만 평균자책점이 4.81로 높다. 시즌 내내 꾸준함과 거리가 먼 롤러코스터 피칭이라 더 좋은 대체 자원을 물색해볼 만한 상황이다.
최근 8연패 수렁에서 벗어나 2연승으로 반전 계기를 마련한 넥센도 결국 선발진에 문제가 있다. 앤디 벤헤켄은 올해 13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 중이지만, 6월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8.71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넥센이라면 벤헤켄의 교체를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1위 삼성도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계속해서 추격권에 머물러 있다. 릭 밴덴헐크(10경기·3승3패·4.26) 아네우리 로드리게스(10경기·3승4패·3.86) 모두 당초 기대보다 떨어지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2011년 외국인 투수 전원교체를 통해 재미를 본 삼성으로서는 또 한 번의 결단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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