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선수 선택은 옳았던가.
김주형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FA 보상선수는 물론 신생 NC 다이노스의 특별지명 과정에서는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었다. 이 과정에서 오판이라는 시각들도 있었다. 그러나 올들어 데뷔 이후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재반등을 이끌고 있다.
KIA는 지난 해 11월 15일 NC 다이노스의 특별지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야수 가운데 보호호선수 결정이 힘들었다. 김주형과 조영훈이 고민이었다. 결국 김주형은 살아남았고 대신 조영훈이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NC는 지체없이 조영훈을 낙점했다. KIA가 김주형을 선택한 이유는 김용달 타격코치가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어 KIA는 롯데에서 FA를 선언한 김주찬을 전광석화 처럼 낚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다시 고민을 거듭했다. 내야수 김주형과 1년을 1군에서 보낸 신인투수 홍성민을 놓고 누굴 보호선수 명단에 집어넣을지 고민이었다.
최종선택은 김주형이었다. 롯데에 옆구리형 투수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홍성민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롯데는 홍성민을 보상선수로 낙점했다. KIA는 옆구리형 투수가 유동훈 뿐이었다. 손영민은 임의탈퇴로 이탈했다. 지난 5월 초 SK 이적생 신승현의 가세할때까지 옆구리형 불펜투수의 빈자리는 커보였다.
더욱이 김주형은 스프링캠프에서 다소 부진했다. 김주찬의 가세로 외야수만 6명이 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1루쪽도 최희섭과 김주찬이 포진하는 등 자신의 입지도 좁아졌다. 결국 중국 2군 캠프로 도중에 이동하는 설움도 맛봤다. 때문에 홍성민의 이적을 아까워하는 시선들이 많았다.
그러나 야구는 새옹지마였다. 김상현 이적, 김주찬 김원섭, 신종길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김주형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동료들의 줄부상의 여파로 1루수 최희섭이 전경기를 뛰느라 피로증세를 보였다. 선동렬 감독은 긴급처방으로 2군에 있던 김주형을 불러올렸고 1루수로 출전기회를 얻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경기에 출전해 66타수 22안타 5홈런 15타점 11득점을 올렸다. 하위타선에서 공포의 8번타자로 맹활약을 펼쳤다. 찬스에서 결정타를 터트리거나 상위타선으로 충실한 연결야구를 통해 팀의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안정된 1루수비까지 보여주며 팀의 수비안정에 힘을 보태며 최근 9연승을 이끌었다.
이제는 1루수가 최희섭이 아니라 김주형이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만점활약이었다. 입단 이후 기회를 번번히 날렸던 김주형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코치진의 보호선수 선택이 오판이 아니라는 점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김주형이 1군 주전으로 자리잡을 것인지도 주목 받고 있다. 과연 김주형은 완전한 뿌리내리기에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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