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베테랑 좌완 크리스 카푸아노(35)가 투혼의 무실점투를 펼쳤다.
카푸아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을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20일 양키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3일만 쉬고 등판한 카푸아노는 74개의 공을 던지면서 성공적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원래 이날 경기는 류현진의 선발 등판 예정일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이 우천으로 인해 등판이 밀리면서 20일 더블헤더 1차전에 나섰고, 다저스 구단은 루키를 3일만 쉬게 한 뒤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고자 했다. 체력적으로 서서히 문제를 보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에 무리를 시키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다저스는 24일 경기를 놓고 임시선발 두 명을 저울질했다. 맷 매길과 맷 파머가 그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20일 더블헤더 2차전에 등판했던 크리스 카푸아노가 선발등판을 자원하고 나선 것이다. 카푸아노는 "우리 팀에 지금 필요한 건 승리에 대한 의지다. 내가 그러한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고 나섰다.
카푸아노는 올해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는 등 각별한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선수다. 게다가 2005년 팔꿈치 수술 이후 3일을 쉬고 등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연히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우려를 드러냈다. 매팅리 감독은 "휴식 기간이 짧아서 염려스럽다"고 밝히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대안은 없었다. 카푸아노는 24일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다저스는 카푸아노가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올 것을 대비,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해 대비했다. 그렇지만 카푸아노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를 펼쳤다.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낸 카푸아노는 병살 1개와 삼진 5개를 곁들이면서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특히 카푸아노의 투혼이 빛난 장면은 3회 나왔다. 3회 2사 1루에서 크리스 디노피아의 총알같은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카푸아노는 본능적으로 글러브를 뻗어 공을 쳐냈지만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놀라서 팀 동료들과 구단 의료진이 그에게 몰려 들었지만 카푸아노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들을 돌려 보냈다.
베테랑의 헌신에 팀 동료들도 힘을 내 다저스는 3-1로 승리를 거뒀다. 카푸아노의 투혼으로 다저스 마운드는 안정을 찾았다. 비록 시즌 3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단순한 1승 이상의 역할을 한 카푸아노다.
<사진> 샌디에이고=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