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3시간22분, 너무 지루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6.25 07: 44

프로야구 경기시간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역대 최장 경기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23일까지 2013시즌 프로야구는 총 272경기를 치렀다. 전체 576경기의 47.2%를 소화한 시점에서 연장 포함 평균 경기시간은 무려 3시간 22분으로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지난 2009년과 함께 역대 최다 기록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지난 2009년 역대 최다 3시간22분의 평균 경기시간을 기록한 뒤 이듬해 5회 중간에 있는 클리닝타임을 없애는 등 경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스피드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0년 3시간12분으로 시간을 대폭 줄였다. 클리닝타임이 부활한 2011년에는 3시간17분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 3시간6분으로 크게 줄였다. 

그러나 올해는 어찌된 일인지 지난해보다 16분이나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 9회 정규이닝 경기에만 평균 3시간 17분이 걸릴 정도로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두산은 정규이닝 경기시간만 무려 3시간25분이나 되며 KIA와 롯데도 각각 3시간23분과 3시간20분으로 오래 경기한다. 저녁 6시30분에 시작한 경기가 밤 10시가 다 돼 끝난다. 
올해 경기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데에는 각 팀들의 공통적인 불펜 불안이 한 몫 하고 있다. 지난해 리그 전체 불펜 평균자책점은 3.78이었지만, 올해는 4.54로 크게 올랐다. 경기 후반 뒤집어지는 경기가 많아지며 전체적인 경기시간도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것이다. 경기당 블론세이브 역시 지난해 0.09개에서 올해 0.12개로 늘었다. 
경기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이유로 투수교체를 빼놓을 수 없다. 경기 중후반 불펜이 불안하면 투수교체가 잦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평균 3.07명의 구원투수가 투입됐지만 올해는 3.20명으로 더 늘었다. 이닝 중에 교체되는 투수가 많아진 것도 경기시간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리그 전체 9이닝당 평균 볼넷도 3.50개에서 3.89개로 증가하며 투수들의 제구난도 시간을 증가시키고 있다. 
또 하나 한국프로야구 특유의 발야구에 따른 견제구와 신경전도 시간을 잡아먹는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된다. 포수들의 도루저지율 하락과 함께 투수들에게는 주자를 묶어두는 견제 능력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 타자가 아닌 주자와 싸우는 바람에 공 하나 던지지 않고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의미 없는 견제구가 속출하는 등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장면이 수두룩하다. 
프로야구는 매년 3시간 안팎의 경기시간을 위해 노력했다. 일반 사람이 가장 집중할 수 있는 게 3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올해 평균 2시간58분으로 3시간 미만의 경기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불필요한 동작 없이 빠른 공수교대는 기본이고, 원포인트 릴리프 없이 1이닝을 구원투수에게 맡기는 게 일반적이다. 팬이 먼저라는 프로 정신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