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과 함께하는 마무리 이민호, 두 번째 기회 살릴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25 11: 06

다시 찾아온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NC의 최대 과제는 불펜진 구축이다. 팀 평균자책점 4.55로 이 부문 7위에 자리 중인 NC 마운드는 선발진과 불펜진의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3.81 퀄리티스타트 34회로 이 부문 리그 정상에 있는 반면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6.01 블론세이브 9번으로 각각 9위와 7위에 자리 중이다. 신예투수부터 베테랑투수까지 다양하게 불펜진에 넣고 시험해봤지만 좀처럼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서 어느덧 세 명의 투수가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실패를 맛봤다.  
개막 당시 NC의 마무리투수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뒷문을 책임졌던 김진성이었다. 하지만 김진성은 약 한 달 동안 세이브 하나 만을 올리며 1군의 벽을 넘지 못했다. 4월말부터는 2년차 신예 파이어볼러 이민호를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는데 150km를 상회하는 직구는 위력적이었지만, 제구력와 직구를 받쳐줄 변화구가 부족했다. 결국 이민호 또한 2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내려갔다. 이후 NC 김경문 감독은 급기야 토종 에이스투수 이재학을 마무리투수로 전환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재학도 총 3번의 불펜 등판서 5이닝 동안 10피안타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고 지난 19일부터 다시 선발진에 들어갔다.

네 번째 마무리투수를 고심하던 김 감독의 선택은 이민호 재신임이었다. 그리고 이민호는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1⅓이닝을 던지며 세이브를 올렸다. 약 한 달 만에 세이브를 기록, 다시 잡은 기회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 감독은 이민호를 다시 마무리투수로 기용한 것에 대해 “마무리투수는 원래 한 번 정하면 바꾸지 않는 게 좋다. 이전에도 이민호를 계속 끌고 가려고 했는데 스스로 너무 부담을 느끼더라. 그래도 우리 팀 최다인 5세이브를 했다. 10세이브까지만 간다면,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민호의 성패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민호가 둘도 없는 지원군을 얻었다는 것이다. 바로 자신의 우상이었던 대선배 손민한의 1군 합류다. 부산고 동문인 손민한과 이민호의 나이차는 18살. 이민호는 고등학교 시절 롯데 에이스투수였던 손민한의 등판경기를 꾸준히 지켜봤고 자신의 투구폼과 비교하고 연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민호는 21일 세이브를 올린 것을 두고도 “어릴적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손민한 선배님의 승리를 지켜서 더 기쁘다. 손민한 선배님이 넥센전에 선발 등판하신다는 것을 알고부터 어떻게든 선배님의 승리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약 3년 만에 1군 복귀에도 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손민한에 대해 “민한이가 재활을 굉장히 열심히 했었는데 그 성과가 나오고 있다. 민한이는 공 하나하나를 던지면서 그 다음을 미리 생각한다. 바깥쪽에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진 후 몸쪽 직구를 넣어서 삼진을 만든다”며 “이런 것을 배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팀 어린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상과 재활 경험까지 있다. 어린 투수들이 손민한을 보고 배울게 굉장히 많을 것이다”고 손민한이 어린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손민한은 3번의 선발 등판서 3연승 평균자책점 1.04으로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덕아웃에서 손민한의 옆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민호가 대선배의 노하우를 하나하나 습득한다면, NC 마운드에 손민한-이민호 승리공식이 확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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