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가 등판했다. 실제 매디슨 범가너의 구위는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범가너도 야시엘 푸이그(23, LA 다저스)의 괴물 본성은 누르지 못했다.
범가너는 2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호투했다. 7회까지 1실점 뿐이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와 빠른 슬라이더가 인상적이었다. 다저스 타선도 꽁꽁 묶였다. 다저스 타선이 대처가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범가너의 구위가 너무 좋았다.
그러나 이런 범가너도 푸이그를 막지는 못했다. 1회 1사 후 푸이그와 첫 대결을 펼친 범가너는 3구째 바깥쪽으로 87마일(140㎞)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바깥쪽으로 비교적 제구가 잘 된 공이었다. 그러나 푸이그는 이를 밀어서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맞을 때까지만 해도 뻗지 못하거나 파울이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푸이그의 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범가너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이후 범가너는 5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으며 호투를 이어갔다. 3회 선두 타자 A.J 엘리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출루의 전부였다. 그러나 이 흐름을 푸이그가 또 깨뜨렸다. 푸이그는 6회 2사 후 타석에 들어서 우전안타를 쳐냈다. 역시 범가너의 공이 까다롭게 들어왔지만 이를 맞히는 재주를 과시했다.
이후 푸이그는 곤살레스의 2루수 땅볼 때 2루를 돌아 3루까지 뛰는 엄청난 운동능력을 과시했다. 2사 후라 곤살레스가 아웃되면서 이닝이 끝난 상황이었지만 푸이그의 놀라운 대시에 1루수 벨트가 깜짝 놀라 3루로 던지기도 했다. 푸이그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1로 맞선 8회 무사 1,3루에서 샌프란시스코 두 번째 투수 콘토스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쳐내며 또 한 번 영웅이 됐다. 직접적으로 범가너를 상대하지는 않았으나 범가너의 자책점을 또 푸이그가 만드는 순간이었다.
푸이그는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비록 류현진이 승리를 챙기지 못해 국내 팬들은 아쉬운 한 판이었지만 푸이그의 놀라운 재능은 다시 한 번 다저스타디움을 흥분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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