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4경기 연속 7승 도전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이나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⅔이닝 8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96에서 2.85로 낮췄다.
그러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7승 도전이 또 좌절됐다.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으로 6승을 거둔 이후 6월 4경기에서 내리 승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6월 마지막 등판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 로테이션에 따라서 류현진은 오는 3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 그러나 이날 경기 예상 선발투수가 만만치 않다. 바로 '컨트롤의 마술사' 클리프 리(35)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날 경기에 선발투수로 맞불을 예정이다. 리도 25일 같은 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8이닝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으나 불펜 난조로 10승 도전 실패했다.
류현진은 최근 패트릭 코빈(애리조나),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등 에이스급 투수들과 계속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다저스 타선은 코빈에게만 4점을 냈을 뿐 구로다와 범가너에게 2점을 얻는 게 그쳤다. 류현진이 퀄리티 스타트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얻지 못한 건 상대 에이스를 다저스 타선이 공략하지 탓이었다. 상대 선발투수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 그런데 이번에는 리라는 또 한 명의 특급 투수를 만나게 됐다.
지난 2000년 4라운드 105순위로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입단한 좌완 투수 리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필라델피아, 시애틀 매리너스, 텍사스 레인저스, 필라델피아로 팀을 옮겨가는 중에도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인정받았다. 200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134승80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 중이다.
리의 최대 강점은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00개에 불과한 정교한 컨트롤. 타자들이 멍하니 바라보다 배트 한 번 휘둘러 보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자로 잰듯한 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커브·체인지업에 무빙 패스트볼에 해당하는 컷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까지 다양한 공을 구사한다.
리는 어마어마한 강속구와 구위로 상대 타자를 윽박 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물론 평균 90마일의 빠른 공을 꾸준히 던진다는 점에서 더욱 까다롭게 느껴진다. 지난해 211이닝 평균자책점 3.16에도 불구하고 6승9패로 지독한 불운에 시달린 리는 올해 16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 주이다. 9이닝당 볼넷은 1.37개로 여전히 적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이었던 2012년 한화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는 빅리그 투수로 리를 꼽으며 남다른 관심을 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어릴 때에는 랜디 존슨을 좋아했지만, 요즘에는 클리프 리가 가장 좋다. 제구력이 정말 좋다. 사이영상 투수답다"고 말했다. 우상과 선발 맞대결을 벌이게 된 류현진이 과연 7승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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