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들이 날리는 19금 돌직구에 힐링되는 뮤지컬 '애비뉴Q'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3.06.25 14: 44

대형 스타와 아이돌들이 채우고 있는 대한민국 뮤지컬계에 전에 없던 새로운 장르의 작품이 상륙한다. 새로움에 끌렸다가 돌직구에 웃다가 고민과 근심을 털어놓고, 어느덧 힐링을 하고 오게 되는 작품이다.
2004년 브로드웨이가 발칵 뒤집혔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를 제치고, 웬 인형무더기들이 뮤지컬계의 아카데미 시상식 토니상에서 ‘최고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을 싹쓸이 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애비뉴Q’.
25일 서울 컨벤션 일루미나홀(강남구 삼성동 소재)에서 발칙한 입담의 뮤지컬 ‘애비뉴Q’ 내한공연 미디어 초청회가 열렸다. 방송인 오상진의 진행으로 시작된 행사는 주연배우인 니콜라스 던컨과 칼리 앤더슨의 하이라이트 무대와 인터뷰로 이어졌다.

‘애비뉴Q’는 퍼펫(Puppet, 인형극에 쓰이는 인형)과 배우들이 함께 등장해 섹스, 술, 포르노, 인종차별 등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직구를 날리는 작품으로, 제작사 측은 만 15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나 섹스, 동성애, 사회적 문제 등의 이슈들을 “당황스러울 만큼 뻔뻔하게 다루고 있다”며 18세 이상 관람을 권장하고 있다.
이 작품은 18세 이상 관람을 권장할 정도로 자극적인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관객의 흥미를 유도하지 않는다. 때로는 사람들이 전하기 곤란하고, 민감할 수 있는 사항들을 인형을 통해서 유쾌하고, 무겁지 않게 전달한다. 인형이 말하기 때문에 욕설이 섞이기도 한 진실된 고민과 비판에 쉽게 공감을 하게 된다. 
‘누구나’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은밀한 고민과 인간의 본성을 퍼펫을 통해 수면위로 끌어내 시원하게 까발린다. 퍼펫들을 인격화시켜 동성애, 포르노 중독 등 입에 담기 불편할 정도의 사회 문제에서부터 청년실업과 직장생활의 문제, 사랑 등에 관한 보편적인 문제까지 범주를 넘나들며 정곡을 찔러댄다.
9개의 퍼펫과 3명의 인간 주인공들이 등장, 인물들이 하나같이 유별나며 일반적이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다. 가진 거라곤 쓸데없는 대학 졸업장과 빈 통장뿐인 ‘프린스턴’, 소울메이트를 찾는 만년 털 많은 싱글 유치원 보조교사 ‘케이트 몬스터’, 야동 예찬론을 펼치는 인터넷 중독자 ‘트레키 몬스터’, 게이인 사실을 숨기고 사는 월스트리트맨 ‘로드’, 그에게 붙어 사는 지저분한 빈대 룸메이트 ‘니키’,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클럽 여가수 ‘루시’ 등 열 두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 간다.
퍼펫을 손에 들고 나오는 배우들의 움직임과 표정, 그들과 한 몸이 된 퍼펫들을 보는 재미도 ‘애비뉴Q’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배우들은 경우에 따라 두 개 이상의 캐릭터를 소화하거나 두 명의 배우가 하나의 캐릭터를 조종하며 연기하기도 한다.
 
극의 제목은 뉴욕 맨해튼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길 ‘애비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땅 값이 싼 지역의 아파트를 의미한다. 맨해튼을 중심으로 A부터 Q까지 따져 그 만큼 번화가로부터 먼 외각의 가상공간이라는 것.
시작은 인기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릿’의 등장 캐릭터를 모티브로 ‘인형들이 어른이 돼 세상에 나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였다. 로버트 로페즈와 제프 막스가 콤피를 이뤄 성인용 퍼펫 뮤지컬을 탄생시켰다.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년 만인 72회 공연 후에 초고속 브로드 웨이에 입성, 이 기록을 10년이 지나 지금도 보유하고 있다.
첫 등장 시 미국에서도 파격적이었던 퍼펫극 형태의 뮤지컬은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애비뉴Q’ 내한공연의 프로듀서인 설도윤은 “10년 전 브로드웨이 등장 때부터 두 제작자들을 만나 국내 도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의 불문율을 깨고, 혁신을 불러일으킨 사람이 앤드류 로이드 웨버라면 그의 모든 것을 뒤집은 것이 ‘애비뉴Q’”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애비뉴Q’는 오는 8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fj@osen.co.kr
 '애비뉴Q'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