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히딩크 감독이 수석코치? 너무 기쁘셔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6.25 15: 12

홍명보호가 공식 출범을 알린 가운데 거스 히딩크 안지 마하치칼라 감독의 축하인사에 겸손함을 표시했다.
홍명보 신임감독은 25일 파주 NFC(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발을 알렸다. 전날(24일) 대한축구협회 선임 발표후 당일 저녁 귀국한 홍 감독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히딩크 감독이 있는 러시아 안지에서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르던 홍 감독은 장고 끝에 A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마침 홍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오스트리아 안지 전지훈련장에 있는 히딩크 감독이 측근을 통해 이메일로 축하의 말을 전했다. 사실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난 1월 연수를 원하는 홍 감독을 안지로 불러들여 어시스턴트 코치로 항상 옆에 있게 했다. 대표팀에서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도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명보가 대표팀 감독이 됐다는 소식을 알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내가 축하한다고 말하더라고 전해달라. 그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면서도 "사실 그는 이미 아름다운 경험들을 통해 (대표팀을 맡을) 준비가 돼있다"고 홍 감독을 치켜세웠다.
특히 그는 마지막에 "브라질로 가는 길을 그와 아주 가까이서 따르고 싶다"면서 "한국대표팀이 성공하고 즐기길 바란다"고 의미심장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는 히딩크 감독이 앞서 5월말 러시아에서 홍 감독과 식사를 하며 "감독이 되면 날 수석코치로 불러달라"고 홍 감독에게 진담 섞인 농담을 건넨 연장선상이었다.
이에 홍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히딩크 감독께서 너무 기뻐서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은사를 자신의 아래에 둘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어 홍 감독은 "충고를 해주신 것은 대표팀 감독 오퍼가 들어 온다면 너의 주변에 있는 모든 상황들을 냄비에 넣고 끓여 보라고 하셨다. 끓은 다음 나온 것이 부담스럽다면 대표팀 감독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히딩크 감독의 말씀처럼 끓여 봤더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해 히딩크 감독의 조언이 대표팀 감독직 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감독은 "나는 축구협회서 제안했고 받아 들였다. 왜 그런 보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고사를 했다는 것은 없었다. 대표팀 감독이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의 위치는 아니다"면서 "한다고 했으면 하는 것이고 안할 것이면 안할 것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억지로 시켰다는데. 나는 애기가 아니다. 나는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 대표팀 고사설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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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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