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호세, “배영수-신승현 사건, 되받아쳐야 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5 17: 34

“여전히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어 기쁘다. 그 당시에도 이미 좋은 투수였고 지금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들었다”.
야구는 야구일 뿐이라는 답이 나왔다. 1999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은 뒤 국내 외국인 선수사에 한 획을 그은 ‘초량의 별’ 펠릭스 호세(48)가 은퇴 후 한국에 대한 기억. 그리고 몸에 맞는 볼로 인해 마찰을 빚었던 배영수(32, 삼성), 신승현(30, KIA)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호세는 25일 우천 연기가 결정된 롯데-NC전을 앞두고 정든 사직구장을 찾았다. 세인트루이스 시절이던 199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하다 1999년 한국 무대를 노크했던 호세는 첫 해 132경기 3할2푼7리 36홈런 122타점을 올리며 롯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한 해 건너 2001시즌 다시 한국 무대를 밟은 호세는 그 해 117경기 3할3푼5리 36홈런 102타점 출루율 5할3리로 대단한 위력을 비췄고 2006시즌에도 122경기 2할7푼7리 22홈런 78타점으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2007시즌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중도 퇴단한 호세는 오는 26일 롯데의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데이 이벤트를 위해 한국에 왔다. 우천 연기로 인해 호세의 객원해설 기회는 26일로 미뤄졌다.
다음은 호세와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사직구장을 찾은 감회를 부탁드린다.
▲ 굉장히 기쁘고 흥분된다. 특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롯데 팬들께 감사드린다.
-한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 제안이 온다면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뒤 아파트 시세 등을 물어봤다는 데 그 정도로 한국 정착을 위한 열성적인 마음까지는 아니고. 관심은 갖고 있다.
-떠나 있는 동안 한국프로야구를 본 적이 있는가. 현역 시절과 지금의 차이점을 꼽는다면.
▲ 캘리포니아 주에서 두 개 채널 정도에서 한국야구에 대해 방영을 하고 있고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는 한국 리그 출신 선수들에게도 정보를 얻었다. 투수부문이 특히 발전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류현진, LA 다저스)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일본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둔 외국인 선수 등이 한국 무대에서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리그와 비교했을 때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듯 싶다.
-한국에서 뛰던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다. 치열한 경기 끝에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뒀던, 잊지 못할 경기였다. (호세는 당시 플레이오프 7차전 추격포를 터뜨린 후 삼성 팬이 던진 물병에 맞은 뒤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투척하기도 했다)
-현역으로 뛰던 당시 본인 외에도 외국인 타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투수들이 외국인 선수로 자리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전체적인 투수들의 실력이 좋아져 외국인 타자가 적응하기 쉽지 않다. 투수의 구위와 구속이 확실히 강해졌고 그만큼 박빙승부도 많아졌다. 만약 외국인 타자가 지금 시점에서 온다면 20홈런-20도루, 80~90타점 정도를 올린다면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
-기억하는 한국말이 있다면.
▲ 문장들을 기억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요, 빨리빨리, 사랑해요.(웃음) 이 정도 다섯 가지 문장들을 기억하고 있다.
-2001년과 2006년 몸에 맞는 볼로 인해 몸싸움을 벌였던 배영수와 신승현(당시 SK)를 기억하는지.
▲ 기억하고 있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다 지난 일이고 야구라는 비즈니스일 뿐이다. 개인감정이 있다기보다 그저 야구를 하던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투수는 타자에게 어려움을 주는 과정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당시 몸에 맞는 볼로 메시지를 줬고 나도 그에 대한 리액션으로 메시지를 줘야 했다. 그저 야구적인 일일 뿐이다. 투수로서 당연히 타자에게 힘든 공을 던져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위협구를 맞고 감내하기보다 되받아쳐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영수와 신승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여전히 잘하는 투수들이라고 알고 있고 그래서 기쁘다. 야구는 계속 투타 대결 속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과정이다.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당신이 한국을 떠난 이후 롯데는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되었다.
▲ 4년 간 한국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팀이 내가 있을 동안 강호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타자로서 좋은 타격으로 공헌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인정받고 싶다.
-아들(도미닉 호세)도 야구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 반드시 좋은 선수가 되길 원한다. 야구는 어느 나라나 어느 곳이나 똑같다. 다른 곳에서 뛰더라도 적응하고 이겨내야 한다.
-아들도 스위치 타자로 알고 있다. 본인이 추천한 것인지.
▲ 아니다. 스스로 스위치 타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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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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