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야수 송광민(30)이 3년 만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송광민은 25일 대전 삼성전이 우천 연기된 가운데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송광민의 마지막 1군 경기 출전은 지난 2010년 7월3일 목동 넥센전으로 무려 2년11개월21일만의 1군 등록이다. 날짜로는 1088일만의 1군 복귀.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돼 복귀전을 다음날로 미룬 송광민이지만 기분 좋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등번호 10번을 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1군 복귀를 준비했다. 입대 전까지 7번을 달고 있었지만 새로운 번호 10번과 함께 새출발하게 됐다.

등번호 10번을 달게 된 사연이 재미있다. 지난 2010년 이범호(KIA)의 일본 진출과 함께 7번을 물려받은 송광민은 그러나 갑작스런 군입대로 7번을 내놓아야 했다. 한화의 7번은 지난해부터 송광민의 동국대 동기 이여상이 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번호를 노려야 할 상황.
송광민은 "작년에 (김)태완이가 원래 달던 10번 대신 38번을 쓴다고 했라. 그때부터 10번을 달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김태완은 2010년까지 등번호가 10번이었지만 올해 복귀를 앞두고 기분전환 차원에서 38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2년차 내야수 하주석이 10번을 달았지만 '선배' 송광민의 복귀와 함께 등번호를 양보해야 했다. 하주석은 10번 대신 63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송광민은 "(하)주석이에게 미안했다. 번호를 받은 대신 신발 용품을 선물하기로 했다"며 "주석이가 체형이나 성격이 비슷하더라. 내 말도 잘 듣는다"고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내심 7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습이었다. 송광민은 "(이)여상이가 친구이니까 번호를 쉽게 주지 않더라"며 웃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그럼 여상이를 웨이버 공시라도 시킬까"라며 위협하자 송광민은 그제서야 "아닙니다"라고 자신의 뜻을 굽혔다. 김 수석은 "이제 여상이가 독기를 품고 하겠다"며 웃었다. 송광민 합류가 침체돼 있는 팀 전체에 새로운 활력이자 긍정적인 자극이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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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