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만 던지면 괜찮을 것이다".
KIA 외국인 소방수 앤서니 르루는 당당히 구원 1위를 달리고 있다. 20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런 추세라면 40세이브도 가능한 페이스이다. 30세이브만 따내도 해태시절 임창용 이후 최고의 소방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앤서니가 마운드에 오르면 선동렬 감독의 심장은 쿵쾅 거린다. 방어율 3.74와 3개의 블론세이브에서 나타나듯 애간장 세이브가 많기 때문이다. 선감독은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 경우가 드물다. 소방수가 올라가면 '아, 끝났구나'라고 마음이 놓여야 되는데 그게 안된다"면서 애간장 세이브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어깨가 잘 안풀린다

앤서니는 미국과 일본에서 소방수 경험은 없었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하다보니 소방수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예를들어 소방수는 즉각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어깨를 푸는 시간이 짧아야 한다. 가볍게 몇개만 던지고 곧바로 올라야 한다. 그러나 앤서니는 불펜에서 너무 많은 볼을 던진다. 선 감독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불펜에서 계속 볼을 던진다. 그렇기 때문에 마운드에 올라 투구수가 많아지면 구위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실전 투구수도 많다
앤서니는 33⅔이닝동안 563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닝당 16.7개의 투구수이다. 이닝당 출루율(1.43)과 피안타율(.281)이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1명의 타자를 상대로 평균 3.9개의 볼을 던졌다. 오승환(1인당 4.4개)에 비해 낮지만 이닝당 출루율이 높기 때문에 전체 투구수는 많을 수 밖에 없다. 선 감독은 "불펜에더 던지는 투수구까지 더하면 볼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법은 1이닝 소방수
개막 초반 앤서니 앞에서 확실하게 1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없다는 점도 투구수를 늘린 요인이었다. 마무리는 통상적으로 9회 1이닝만 소화를 해야 되는데 팀 불펜이 부실해 8회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펜투구와 실전투구수가 많고 8회 등판도 많아지니 9회에 들어가면 구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27경기 가운데 1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15경기에 이른다. 결국 앤서니는 1이닝만 소화하는게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선감독의 결론이다.
▲관건은 송은범과 신승현
여기에는 또 하나의 조건이 있다. 바로 앤서니 앞에서 8회를 막을 수 있는 필승투수가 필요하다. 현재 필승조 투수인 신승현은 주로 선발투수 바로 다음에 나오기 때문에 또 한명의 필승조가 필요하다. 송은범이 적임자인데 아직은 완전한 볼을 던지지 못한다. 선감독은 "앤서니는 1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렇다면 8회를 확실하게 막아주는 필승투수가 있어야 한다. 그 역활을 송은범이 해줘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