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홈런-최다피홈런' 한화, 대전구장 확장 손익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6.26 06: 14

펜스 확장 효과는 있었을까.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홈구장 대전구장에 큰 변화를 줬다. 대전구장은 지난 겨울 2차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좌우 97m, 중앙 114m 미니 구장에서 좌우 100m, 중앙 122m 중형급 구장으로 확장됐다. 펜스 높이도 기존의 2.8m에서 좌우 3.2m 중앙 4.5m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올해 한화는 홈런 기록에서 큰 손해를 보고 있다. 팀 홈런은 20개로 9개팀중 최소이고, 피홈런은 45개로 최다다. 홈런공장장의 면모는 여전하지만, 홈런군단의 위용이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대전구장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기록이다. 

한화는 올해 대전구장에서 30경기를 치렀다. 절반의 일정을 소화한 시점에서 보면 대전구장의 홈런은 확실히 많이 줄었다. 지난해 대전구장은 58경기에서 87개의 홈런이 터져나왔다. 경기당 평균 홈런 1.5개. 그러나 올해는 30경기에서 24홈런에 그치며 경기당 평균 0.8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렇다면 과연 한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타격을 보면 대전구장에서 한화 타자들은 홈런을 고작 7개밖에 넘기지 못했다. 김태균(3개)·최진행(3개)·추승우(1개) 단 3명의 타자만이 대전구장에서 홈런 손맛을 봤다. 과거처럼 누구나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구장이 아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3년 만에 돌아온 한화 내야수 송광민은 "경기장이 확실히 커졌다. 예전 같은 메리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화 타자들도 "넘어갔다 싶은 것도 펜스 앞에서 잡히거나 원바운드로 맞는다. 펜스 높이도 엄청 높다"라며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홈에서는 경기당 평균 0.23개의 홈런에 그친 한화 타선이지만, 원정 31경기에서는 최진행(3개)·김태완(3개)·오선진(2개)·이대수(2개)·김경언(1개)·정현석(1개)·정범모(1개)가 1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홈경기보다는 두 배 가량 많은 수치로 경기당 평균 0.42개의 홈런을 쳤다. 대전구장에서만 타자들이 움츠러드는 경향이 크다.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홈경기 홈런이 많이 줄었다. 홈 30경기에서 피홈런이 17개로 경기당 평균 0.56개. 지난해 58경기 52피홈런으로 경기당 평균 0.90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펜스 확장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원정 31경기에서 28개의 홈런을 맞으며 경기당 평균 0.90개를 맞았으니 그 효과가 더 두드러진다. 그러나 외야가 넓어지면서 수비 범위가 넓지 않은 외야수들의 수비력으로 인해 수치로 측정할 수 없는 손해도 없지 않다. 
투수력에서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펜스 확장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본 타선에서 생각보다 힘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잘 맞은 홈런성 타구도 펜스 앞에서 잡히며 개인의 타격과 팀의 공격 흐름이 끊기는 모습. 한화 내부에서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다시 펜스를 줄여야 하는것 아닌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확장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 절반의 경기가 더 남아있지만 시즌 후 한화가 펜스를 놓고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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