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31, 오릭스)는 올 시즌이 끝나면 오릭스와의 2년 계약이 만료된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이대호는 소위 말하는 갑의 입장. 향후 행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오릭스 잔류를 비롯해 일본내 타 구단 이적 또는 메이저리그 진출. 모든 게 그의 선택 여부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는 향후 진로에 관한 물음마다 "노코멘트"라고 대답했다. 25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대호는 "야구에 만약이란 없다. 나는 오릭스 소속 선수다. 프로 선수니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에 가고 싶다. 단순히 금전적인 조건을 떠나 나의 마음과 머리를 움직일 수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오릭스는 이대호와 입단 계약을 체결한 뒤 부산 모 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개최했다. 당시 구단 수뇌부 뿐만 아니라 오카다 감독까지 참석했다. 이대호가 말하는 마음을 움직인다는 게 이런 것이다.
롯데 복귀에 관한 물음에도 "마음은 항상 고향팀인 롯데를 응원한다. 지금은 팬의 입장"이라고 대답했다. 줄곧 4번 타자로 뛰었던 그가 말하는 4번 타자의 부담감은 어떠할까. 이대호는 "엄청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오릭스의 4번 타자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자리다. 그 부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내가 못하면 앞으로 다른 후배들도 일본 무대에 진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이곳에서 못하면 한국 야구가 저평가받는다. 4번 타자는 항상 외롭다. 그래서 나 혼자서 더욱 강해지려고 한다. 홈런쳐도 안타쳐도 비난을 받는 자리다".
한편 이대호는 25일 경기에서 1-1로 맞선 6회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오릭스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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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돔(오사카), 곽영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