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성형’ 중인 ‘모범생’ 이재학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6 10: 36

“잘 생기지는 않았잖아. 야구 못 했으면 어쩔 뻔 했어”.(웃음)
감독의 농담. 그만큼 기특하고 열심히 야구를 하는 선수라는 애정 표현이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현재이자 미래인 우완 스리쿼터 ‘딸기’ 이재학(23)은 성실함과 실력으로 ‘야구 성형’의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5승2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던 이재학은 올 시즌 12경기 4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로 순조롭게 1군에 적응 중이다. 선발로 시작해 잠시 마무리로 이동했으나 다시 선발로 재시작하며 자기 페이스를 또 찾은 이재학이다.

우천 연기된 지난 25일 사직 롯데전. 김경문 감독은 빗 속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다가 더그아웃에 있다가 라커룸을 향하는 이재학을 보고 웃었다. “야구 못 했으면 어쩔 뻔 했어. 잘 생기지는 않았잖아. 재학이는 야구 잘 해야 돼”. 이재학의 별명 딸기는 아직 얼굴에 송글송글 남은 여드름 때문에 생겼다. 정감 가는 훈훈한 인상이지만 꽃미남은 아니다.
그런데 선수 본인도 이 이야기를 들었다. 훈련 후 트레이닝 코치의 도움 속 어깨 부위 마사지를 받던 이재학은 “감독님께서 제 얼굴 말씀 하셨지요”라며 질문했다. 함께 웃은 뒤 이재학은 “그래도 야구 잘 하면 또 잘생겨 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말로 확실한 야구 성형을 꿈꿨다.
“마무리로 이동했다가 안 좋았던 것이 오히려 제게는 공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사실 공이 빠른 파이어볼러는 아니잖아요. 우격다짐 식으로 직구를 던지는 등 투구 패턴을 완전히 바꾸기보다 선발로 뛰던 패턴에서 조금 더 집중하고 던졌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도 제일 익숙한 선발 보직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신생팀의 국내파 에이스. 준비된 신인왕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함께 신인왕 경쟁 중인 두산 좌완 유희관은 “아무래도 신생팀 NC 선수들 중 신인왕 배출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라며 짐짓 예상했다. 두산 시절 절친했던 유희관의 말을 전하자 이재학은 이렇게 밝혔다.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겠지만 그만큼 조건에 충족하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무조건 무엇이 되고 싶다는 마음만 품기보다 먼저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야구 성형 뿐 아니라 보다 성숙한 마인드를 장착 중인 이재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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