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황당주루에 매팅리도 웃을 수밖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6.26 11: 10

"그(푸이그)에게 그라운드는 너무 좁은 것 같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그치고 있는 LA 다저스지만, 두 명의 '괴물 루키' 덕분에 웃을 수 있다. 매 경기 신인답지 않은 관록투를 선보이며 팀 2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류현진(26)과 '쿠바특급' 야시엘 푸이그(23) 이야기다.
특히 푸이그는 뛰어난 신체능력을 앞세워 놀라운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26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푸이그는 20경기에 출전, 타율 4할4푼2리(77타수 34안타) 7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81번의 타석에서 단 4번 볼넷을 얻어내는데 그쳤을 정도로 적극적인 타자이고, 긴 팔을 이용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도 마음껏 공략하고 있다.

푸이그가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기행(?)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화제다. 평범한 중견수 앞 안타를 치고도 2루까지 뛰고, 평범한 땅볼에도 거침없이 다음 베이스를 향해 달려간다. 우익수로 출전해서는 자기 앞으로 굴러 온 타구를 곧바로 1루로 뿌려 타자를 위협하기도 했다.
25일 샌프란시스코 전에서도 푸이그의 황당주루는 이어졌다. 이날 푸이그는 솔로포와 결승타를 치며 원맨쇼를 벌였는데 4타수 3안타로 다시 타율을 쭉 끌어 올렸다. 타석에서 뿐만 아니라 주자로 나가서도 위협적인 푸이그다. 6회 푸이그는 2사 후 우전안타를 치고 1루로 나갔다. 이어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타석에서 깊은 땅볼이 나왔지만 발이 느린 곤살레스는 1루에서 잡히고 말았다.
이닝이 끝난 순간, 하지만 푸이그의 플레이는 끝나지 않았다. 그는 2루를 거쳐 갑자기 3루까지 뛰었다. 당황한 샌프란시스코 수비진은 아웃카운트 3개가 다 올라갔음에도 푸이그를 잡기 위해 3루로 공을 뿌렸다. 여기에 심판도 속았다. 3루심은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가 푸이그가 3루수 파블로 산도발에 태그를 당하자 아웃을 선언했다. 이 모든 것이 스리아웃으로 이닝이 끝난 뒤 나온 장면이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이 장면이 인상적이었나보다. 26일 샌프란시스코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난 매팅리 감독은 "그(푸이그)에게 그라운드는 너무 좁은 것 같다"며 웃었다. 황당한 주루를 한 푸이그지만 투지를 보여줬기에 오히려 감독 입장에서는 반가웠을 수 있다.
이제 겨우 빅리그 20경기에 출전한 루키 야수의 몸짓에 다저스가 들썩이고 있다. 벌써부터 슈퍼스타가 될 자질이 보이는 푸이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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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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