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외야수 멧 캠프(29)는 현재 다저스 라인업에 있는 선수 가운데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다저스에서 데뷔를 해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 올렸고, 2011년에는 타율 3할2푼4리 39홈런 40도루 126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외야수로 올라섰다. 비록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라이언 브론(밀워키)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다저스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켐프는 끝모를 부진에 시달렸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달 3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 51경기에서 타율 2할5푼1리 2홈런 17타점에 그쳤다. 시즌 초까지만 하더라도 다저스 팬들은 켐프에게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지만 그의 부진이 길어지고 번번이 찬스를 날리자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급기야 부상으로 빠지기 직전인 5월 말에는 응원 보다는 야유가 더 많았다.
그랬던 켐프가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선발 라인업에 돌아왔다. 켐프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중견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30일 LA 에인절스전 부상 이후 거의 한 달만의 라인업 복귀다. 경기 전 다저스 더그아웃에서 만난 돈 매팅리 감독은 "이제 켐프는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로 그의 복귀를 알렸다. 그러면서 매팅리 감독은 "이제 중요한 건 그가 돌아오는 것이다. 우리는 KEMVP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오랜만에 라인업에 복귀한 스타의 등장에 다저스 팬들은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2회 켐프가 첫 타석에 들어오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 여명의 다저스 팬들은 박수로 따뜻하게 프랜차이즈 스타의 복귀를 반겼다. 켐프는 큼지막한 외야 타구를 날렸으나 야수 정면으로 향해 아웃을 당했다.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계속 땅볼만 때리며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때와는 달랐다.
기어이 켐프는 복귀전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핸리 라미레스의 홈런포를 등에 업고 4-2로 다시 앞서간 6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깔끔한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모처럼만에 찾아온 팀 상승세에 들떠있던 다저스 팬들은 켐프의 복귀 안타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 어떤 선수가 안타를 쳤을 때보다 더 큰 환호를 켐프에게 보냈다.
9회초 다저스는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하면서 6-5, 한 점차까지 쫓겼다. 주자는 무사 1,2루, 마운드에 선 파코 로드리게스는 두 명의 타자를 잡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 마르코 스쿠타로의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켐프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고 넘어지며 공을 잡아 경기를 끝냈다. 그는 주먹으로 펜스를 치며 기쁨을 드러냈고,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켐프가 라인업에 돌아오면서 다저스 타선도 한층 묵직해졌다. 이날 선발 라인업인 마크 엘리스-야시엘 푸이그-아드리안 곤살레스-핸리 라미레스-멧 캠프-안드레 이디어-팀 페더러비치-닉 푼토는 이제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이름값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주전 외야수인 칼 크로포트만 돌아오면 이제 다시 정상 전력을 갖추게 되는 다저스다. 켐프의 복귀가 단순히 선수 한 명이 라인업에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