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수비에 한 선수는 환호했고 한 선수는 허무함을 금치 못했다.
지난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SK전. SK가 3-2로 근소하게 앞선 6회말 1사 만루에서 넥센 내야수 유재신(26)은 1루와 2루 사이로 좋은 타구를 날렸다.
모두가 동점, 혹은 역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공은 2루수 정근우(31)의 점프 캐치에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주자가 스타트를 끊은 후라 정근우는 2루 베이스를 밟고 병살을 완성했다. 경기는 SK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정근우는 9회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 이날 3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날 2루수를 보고 있던 유재신은 2루에서 만난 정근우에게 "뭐하시는 거냐"고 장난 섞인 푸념을 건넸다. 정근우는 "그럼 그걸 안잡냐"라고 항변했다.
하루가 지난 26일 목동 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는 다시 만났다. '앙금'이 풀리지 않은 유재신과 어쩔 수 없었던 정근우는 다시 장난섞인 실랑이를 벌이며 화해(?)했다.
유재신은 "부산에 살 때 형이 야구를 했는데 부산고에 다녀서 근우 형의 후배였다. 부산고에 놀러가면 가끔 근우 형을 봤다"고 친분을 밝혔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서 희비가 갈린 유재신과 정근우는 웃음으로 전날의 아쉬움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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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