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색이 짙던 순간 극적으로 홈런이 터져서 이겼어요. 한편으로는 워낙 혈전을 펼친 만큼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어서 기쁜 가운데 걱정도 있었고”.
지금은 상대팀 선수단을 책임지는 매니저 직책이지만 한 때는 그도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한 투수였다. NC 다이노스 1군 매니저 박보현씨는 1999시즌 롯데 시절의 추억을 더듬으며 웃었다.
롯데는 26일 사직 롯데전을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데이로 지정해 경기를 치른다. 경기 전부터 펠릭스 호세, 마해영 등 당시의 주축 선수들이 사직구장을 찾아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사실 상대팀 NC에도 당시 롯데에서 활약하던 이들이 있다.

바로 박보현 1군 매니저와 박종일 운영팀 차장, 그리고 이동욱 수비코치다. 특히 박보현 매니저는 1999시즌 당시 33경기(1완투) 5승6패 평균자책점 4.89로 팀에 힘을 보탠 바 있다.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비록 투수난으로 인한 깜짝 선발로 등판했으나 그래도 당시 롯데에 힘을 보탰던 주력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지금은 상대팀인데 경기 준비에 철저해야지요”라며 웃은 박보현 매니저는 그 당시를 오롯이 떠올리며 “보람 있던 가운데서도 선수들이 고생을 했던 때”라고 밝혔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당시 롯데는 1승3패까지 몰렸다가 극적으로 회생하며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투수들이 많이 동원되어서 쉽지 않았는데 어렵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요. 故 임수혁 선배의 7차전 동점 홈런도 기억나고.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환호하면서도 ‘아, 많이들 지쳐있을 텐데’ 걱정도 했고”. 치열한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가운데 박보현 매니저는 잠깐이나마 옛 추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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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