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응답하라 1999’의 응원으로 짜릿한 역전승
롯데의 레전드 외국인 스타인 ‘검은 갈매기’ 호세의 기(氣)는 역시 세긴 센가 봅니다. 롯데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마지막으로 밟은 1999년을 기념해 한데 모인 레전드들, 그중에서도 호세는 이날 시구에 해설까지 맡으며 맹활약(?) 했습니다. 경기 시작전 시구에 나선 호세는 가볍게 홈으로 송구한 후 공을 받은 포수 강민호를 격려하며 응원의 기를 건넸습니다. 호세를 비롯한 레전드들의 기를 받은 덕분인지 강민호는 5회 동점 적시타에 이어 8회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려 NC를 3-2로 꺾는데 일등공신이 됐습니다. 모처럼 4번 타자의 면모를 과시한 날이었습니다. 레전드들이 총출동한 이날 사직구장은 올 시즌 처음으로 만원관중을 이뤘습니다.
▲박병호, 방망이도 세지만 발도 빠르네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빠른 발(?)을 과시했습니다. 박병호는 이날 SK전서 0-1로 뒤진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후 이성렬의 홈런포에 득점을 올린데 이어 3회에도 볼넷으로 출루한 뒤 선행주자 이택근과 함께 더블 스틸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상대 투수의 폭투 때에는 2루에서 홈까지 파고드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득점을 올리며 팀의 6점째를 기록했다. 박병호는 이날은 시원한 홈런포를 날리지는 않았지만 ‘발야구’로 팀승리(7-4)에 기여한 날이었습니다.
▲윤근영, ‘코치님, 난 나오면 안되는 날이래요’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대전구장 경기에서는 8회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3-2로 박빙의 한 점차 승부를 벌이던 한화는 8회초 수비에서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삼성이 좌타자 우동균을 대타로 내세우자 한화 벤치는 우완 김광수를 빼고 좌완 윤근영을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삼성 벤치에서 곧바로 어필을 했고 구심은 윤근영의 연습투구를 막으며 강판을 지시했습니다. 윤근영은 이날 1군 엔트리(26명)에는 등록돼 있었지만 경기 오더(당일 경기 출전 명단)에는 없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였습니다. 이날 한화는 윤근영을 출전 명단 선수 25명에서 제외했지만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한화 벤치에서 순간적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불거진 해프닝이었다.
결국 한화는 윤근영 대신 마무리 투수인 우완 송창식을 조기투입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송창식이 남은 이닝을 잘 막고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이브랜드가 유독 삼성전에 강한 이유는
한화 외국인 좌완 투수 이브랜드가 다시 한 번 삼성에 강한 투수임을 증명했습니다. 이브랜드는 한국무대 첫 승을 삼성전서 기록한 데 이어 이날 경기서도 호투, 시즌 2승째도 삼성전서 올렸습니다. 이브랜드는 이날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 팀의 5-2 승리에 발판을 놓았습니다. 이브랜드는 삼성전에 강한 이유를 묻자 "삼성에 유독 강한 이유는 아무래도 라인업에 왼손 타자가 많고, 파워히터가 많은 미국 스타일이라 나에게 조금 더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의 좋은 수비와 좋은 타격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습니다. 선발 이브랜드와 마무리 송창식의 호투로 한화는 최근 6연패에서 탈출했습니다.
▲광주구장, 소득 없는 5시간 15분의 연장 12회 최장 경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광주구장에서는 최장경기(5시간 15분)를 펼치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4-4로 비겼습니다. 양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며 득점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하며 소모전을 펼치고 말았습니다. 경기 막판에는 우측 외야석에 관중이 그라운드로 떨어지는 사단이 발생해 경기가 일시 중단되는 등 지리한 경기를 펼쳐야했습니다. 양팀 선수들도 지치고 심판들도 지쳐서 경기 중단 때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쉬기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