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강윤구, 기다림이 만든 투혼의 5승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6.27 07: 40

 [OSEN=이우찬 인턴기자] 넥센 히어로즈 좌완 강윤구(23)가 시즌 5승(2패)째를 챙겼다. 이로써 강윤구는 지난 시즌 4승7패를 넘어 개인 시즌 최다승을 기록했다.
‘파이어볼러’ 강윤구는 지난 26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5탈삼진 4볼넷 1실점했다. 강윤구의 호투를 디딤돌 삼아 넥센은 SK를 7-4로 물리쳤다. 강윤구는 천신만고 끝에 귀중한 1승을 수확했다.
강윤구는 지난 25일 SK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연습에 몰두했다. 송신영과 연습 투구도 하고 강정호를 타석에 세워두고 실전처럼 포수 미트를 향해 공을 던졌다. 볼 끝은 힘이 있어보였다. 제구도 비교적 안정됐다. 연습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강윤구는 “몸 상태는 좋다. 아픈 데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제구 불안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마운드 위에서 제구가 잘 안 됐다”며 “1,2군 코칭스태프도 그 부분을 깨트리려고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최상덕 넥센 투수코치는 25일 SK전에 앞서 강윤구에 대해 “(강)윤구가 자신이 원하는 구종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구에 어려움이 있는 투수니까 어떤 구종을 던지라고 하면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것 같다. 내일 (강)윤구한테 그 부분에 대해 조언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26일 SK전에서 강윤구는 96개의 공을 던지며 자신의 주무기인 직구(65개)와 슬라이더(21개) 위주의 투구를 했다. 투구의 90%를 자신의 주무기로 꾸렸다. 변화구 제구에 약점이 있는 강윤구는 이날 커브(8개)-체인지업(2개)은 최대한 자제했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무기로 SK 타선을 한 점으로 봉쇄했다.
강윤구는 염경엽 넥센 감독의 믿음에도 보답했다. 강윤구는 지난 6일 목동 삼성전에서 4⅓이닝 동안 사사구 9개(7볼넷)를 내주며 강판 당했다. 염 감독은 “강윤구는 파워형 투수다. 직구가 장점이다. 직구를 살리기 위해 변화구를 던져야 하는데 윤구는 변화구를 살리려고 직구를 던진다”고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염 감독은 26일 경기를 앞두고서는 “강윤구가 좋아져야 한다. 리그를 석권할 수 있는 능력을 분명히 갖고 있는 선수다”고 말했다. 강윤구가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도 ”우선 강윤구를 제대로 된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 방침이다“며 강윤구를 신뢰했다.
강윤구도 절치부심했다. 2군 퓨처스 경기에 한 차례 등판한 뒤 마음을 추스른 강윤구는 26일 호투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경기 직후 강윤구는 “최근 등판 때 제구가 좋지 않아 모든 코칭 스태프가 제구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도움을 줬다”며 “정신적인 면이 많이 흔들려서 고전 했는데 이를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강윤구의 난조는 구위가 아니라 제구에서 시작했다. 심리적 측면이 문제였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강윤구를 믿고 기다려줬다. 강윤구 자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호투로 기다림에 부응했다. 강윤구는 140km대 중후반에 이르는 직구와 긁히는 날 더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위력은 충분하다. 강윤구가 안정된 제구력이란 또 하나의 무기를 장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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