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빠진 오릭스 타선은 상상할 수 없다".
모리와키 히로시 오릭스 버팔로스 감독이 이대호(31, 오릭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대호가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데뷔 첫해부터 4번 중책을 맡으며 전 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한층 강력해진 모습이다. 롯데 시절 사상 첫 7관왕을 달성했던 이대호는 퍼시픽리그의 대표적인 강타자로 급부상했다.

모리와카 감독은 "이대호는 아주 훌륭한 타자다. 작년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이 만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호는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일본 투수들의 투구 패턴을 잘 알고 있다"는 게모리와키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상대 투수들이 이대호에 대해 분석하고 있지만 이대호의 적응력이 휠씬 더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이대호 또한 "상대 투수들이 나에 대해 견제를 하고 들어오겠지만 투수는 1년에 구종 하나씩 증가하는 게 아니다"며 "나는 1년간 뛰면서 어떤 구종을 많이 던지는지 익혔기 때문에 내가 느낀 게 더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이대호는 외국인 선수 신분이지만 차기 주장 후보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선수단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 들었다. 구단 관계자는 "이대호가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모리와키 감독 또한 마찬가지. "외국인 선수지만 4번 타자로서 계속 출장하는 게 정말 크다.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완전히 오릭스의 일원이 됐다. 그리고 이대호가 젊은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는 건 아니지만 이대호의 타격을 보면서 큰 도움이 되는 게 확실하다".
그러면서 모리와키 감독은 "이대호는 오릭스의 중심이다. 없으면 안될 만큼 아주 소중한 존재"라고 이대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오릭스와의 2년 계약이 만료된다. 오릭스 잔류를 비롯해 일본내 타 구단 이적, 메이저리그 진출 등 향후 진로가 다양하다. 모든 게 이대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요즘 표현대로 갑의 입장이다.
이에 모리와키 감독은 "계약과 관련된 부분은 프런트에 맡겨야 한다. 분명한 건 감독 입장에서는 이대호가 빠진 타선은 상상할 수 없다. 아니 상상하기 싫다. 그만큼 소중한 선수"라고 내년에도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뛰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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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돔(오사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