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도환, 박동원 도루 저지에 박수보낸 까닭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6.27 06: 28

넥센 히어로즈의 허도환(29)과 박동원(23)은 언뜻 라이벌로 여겨지지만 팀내 1군에 둘뿐인 포수 선후배다.
지난해 넥센 주전 안방마님이었던 허도환은 그해 말 상무를 제대한 박동원이 팀 전력에 합류하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자리를 내줬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스프링캠프때부터 박동원을 주전 포수로 낙점했다. 넥센으로서는 향후 10년을 좌우할 공격형 포수를 키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박동원이 초반 타격, 투수 리드 부분에서 미숙함을 보이자 허도환이 다시 대부분의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최근에는 허도환이 주로 선발 출장하고, 박동원은 입단 동기인 강윤구가 선발 출장할 때 호흡을 맞추거나 경기 향방이 거의 결정됐을 때 마무리 포수로 나오고 있다.

평소 허도환은 박동원에게 형의 마음으로 조언을 해주고 박동원은 허도환을 따르는 모습이다. 경기 중에는 둘이 덕아웃에서 자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박동원은 "도환 형이 시범경기 때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실수하거나 그런 날도 '그럴 수도 있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다독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목동 SK전에서 박동원은 팀이 3-1로 앞선 3회 1사 1루에서 주자 정근우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그 순간 덕아웃에 앉아있던 허도환은 환히 웃으며 연신 박수를 쳤다. 전날 자신과 박동원이 정근우에게 총 3번의 도루를 허용한 것에 대한 복수를 박동원이 대신 해준 것마냥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허도환은 이날 경기 후 '박동원의 도루 저지에 왜 그렇게 박수를 많이 쳤냐'고 묻자 "포수가 도루 저지를 했으면 잘 한 것 아니냐"고 쑥스러워했다. 라이벌 관계를 떠나 동료 선후배로서 서로 응원하고 조언하는 넥센 포수들이 '동반 성장' 일기를 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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