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가 요구한 전술을 완벽하게 시행했다. 나홀로 플레이가 아니라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치기 위해 활발히 움직였다. 또 대표팀서 지탄을 받았던 '뻥축구'로 상대를 강력하게 위협했다.
전북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14라운드 수원과 경기서 9골을 주고 받은 끝에 4-5로 석패했다. 전북은 이동국과 케빈이 2골씩을 넣으며 날카로운 득점 감각을 선보였지만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전북은 4-4-2의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전북은 케빈(190cm)과 이동국(185cm)의 장신 투톱을 앞세워 수원과 맞섰다. 대표팀서도 김신욱(울산)과 투톱을 했던 이동국은 공중볼에 강점을 보인 케빈과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케빈이 전방으로 올라가면 자신이 후방으로 내려왔고 또 반대의 움직임도 선보이면서 수원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투톱으로 나선 전북은 이른 바 '뻥축구'였다. 문전으로 강하고 빠르게 크로스가 올라왔다. 에닝요와 레오나르도가 적극적인 돌파에 이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면서 케빈과 이동국의 머리를 노렸다. 수원 수비는 케빈의 머리를 막아내지 못했다.
물론 곽희주가 부상인 수원 수비진이 정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신홍기 수석코치가 원하는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신 수석코치는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요구했다. 문전으로 올라오는 크로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빠르고 정확했다. 또 높이를 확실하게 이용하면서 대표팀서 보여줬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전북은 이란과 최종전서 보여준 대표팀과 똑같은 전술을 이용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달랐다. 측면에서 빠르고 정확한 크로스가 아니었다. 문전으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낮은 크로스를 연결했다. 농구로 따지자면 2m가 넘는 장신 센터를 두명이나 보유한 팀이 센터에게 드리블을 요구하거나 바운스 패스로 연결하는 격이었다.
에닝요와 레오나르도는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돌파했다. 그 결과 17차례의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전반서 케빈은 전북이 터트린 모든 골에 관여하면서 '뻥축구'로 공격을 얼마나 잘 펼칠 수 있는지를 선보였다.
단순히 머리로 공격을 펼치는 것이 아니었다. 측면에서 활발히 공격이 이뤄지면서 문전에서 이동국이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동국은 전반 32분 케빈의 헤딩패스를 이어받아 하프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뻥축구'라고 해도 활발한 움직임이었다.
'뻥축구'에 대해 말 그대로 후진적인 축구라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장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된다. 측면서의 돌파까지 완벽하게 이루면서 전북은 확실한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보였다.
비록 전북은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전북은 수비진이 정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더욱 공격적으로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유가 확실했고 전북은 전술을 완벽히 이행했다. 분명히 선수들의 움직임에서 차이가 굉장히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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