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타석에서의 무게감이 달랐다. SK 와이번스의 최정(25)이 대타 적시타로 팀에 기쁨과 한숨을 동시에 안겨줬다.
최정은 지난 25일 목동 넥센전에서 김병현의 투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아 교체된 뒤 26일 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이름이 빠졌다. SK는 3번타자 자리에 최정 대신 거포 유망주 이재원(25)을 넣어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팀이 3-7로 추격하던 8회 2사 1,2루에서 이만수 SK 감독은 결국 최정 대타 카드를 꺼냈다. 최정은 넥센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상대로 5구째 낮게 떨어지는 공을 안타로 만들어내며 4-7 추격의 적시타를 날렸다. 최정의 컨택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SK의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SK는 이날 넥센과 똑같이 7개의 안타를 쳤지만 타선 집중력에서 차이를 보이며 9개의 잔루를 남긴 채 패했다. 8회 대타로 나온 최정의 맹타는 이전 이닝에서 그의 빈 자리가 더욱 커보이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최정은 26일 기준 타율(.342), 홈런(16개), 출루율(.462), 장타율(.639)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등 올 시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그러나 팀 타선은 타율 8위(.261), 득점 8위(286점), 출루율 7위(.338) 등 대부분의 타격 부문에서 하위권에 맴돌아 '최정 와이번스'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SK는 전부터 주전 못지 않은 탄탄한 백업으로 위기에도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현재 7위로 쳐져 있는 SK가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기 위해서는 최정이 없는 때에도 상대에 밀리지 않는 끈끈한 모습을 다시 가져야 한다. 최정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록 SK가 살아날 확률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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