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연승보다 반가운 박지훈의 호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6.27 06: 10

연승보다 반가운 호투였다.
KIA 우완 미들맨 박지훈이 모처럼 필승맨으로 제몫을 했다.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등판해 불을 끄는 소방능력을 과시했다. 마운드에 큰 힘을 불어넣은 호투였고 작년의 필승투를 재현했다.

8회말 공격에서 두 점차를 극복해 4-4 동점을 만든 이후 9회초 수비. 마운드에 오른 유동훈이 손시헌에게 중전안타, 최재훈은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무사 1,2루 실점위기에서 선동렬 감독은 불펜에서 몸을 풀던 박지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한 점만 내줘도 결승점이 되는 상황에서 박지훈은 첫 타자 김재호의 번트를 막아내더니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이종욱은 1루땅볼로 유도했고 정수빈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위기에서 팀을 구출했다. 위력적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힘있게 파고들었다.
10회초에서는 선두 민병헌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오재일은 1루 땅볼로 잡았고 홍성흔과 오재원을 모두 빠른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2이닝을 탈삼진 3개를 곁들여 1볼넷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개막후 투구밸런스를 잃어버리면서 부진이 깊었던 박지훈이 아니었다.  
박지훈은 작년 직구의 볼끝과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의 각이 이상적으로 떨어져 신인 필승맨으로 활약했다. 가을훈련과 올해 전지훈련에서 착실한 체력훈련과 많은 연습투구를 통해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겅을 열어보자 작년과는 확연히 떨어진 제구력과 구위를 보여주 실망을 안겼다.
3월 30일 광주 넥센전에서 ⅔이닝동안 3실점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4월말 잠시 1군에 올라왔으나 3경기에서 패전처리로 나왔고 다시 기약없는 2군 생활이 이어졌다. 투구폼을 자주 바꾸면서 투구감각이 무뎌졌고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선동렬 감독 조차도 "그렇게 훈련을 잘했는데 (구위가) 올라오지 못하는게 이상하다"고 할 정도였다.
2군에서 절차탁마의 시간을 보낸 박지훈은 6월 6일 서재응과 맞교대로 다시 1군에 올랐다. 3경기 연속 실점을 하면서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그리고 이날 2이닝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달라진 투구내용을 보였다.
박지훈의 직구에는 힘이 있었다. 147km를 마크했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위력도 돋보였다. 자신감 있는 표정도 지어보였다. 이날의 호투를 계기로 작년의 힘을 되찾을 희망을 던져주었다. 박지훈이 필승조로 복귀할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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