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윤길현, SK 불펜에 희망 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27 06: 30

선발과 마무리를 이어줄 퍼즐 조각이 없어 애를 먹고 있는 SK가 긍정적인 신호를 발견했다. 박정배(31)와 윤길현(30)이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SK 불펜에 힘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25일과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불펜의 분전이었다. 25일 경기에서는 불펜이 승리를 지켰다. 7이닝을 던진 조조 레이예스에 이어 8회 박정배, 9회 박희수가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26일 경기에서도 윤길현 전유수 이재영으로 이어진 불펜이 3⅔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분전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그간 SK의 불펜 사정을 고려하면 희망적인 장면이었다.
그 중에서도 박정배와 윤길현의 구위가 눈에 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선수는 넥센과의 첫 2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심었다. 박정배는 25일 경기에서 8회 마운드에 올라 힘 있는 상대 중심타선(이택근 박병호 강정호)을 꽁꽁 묶었다. 삼진 2개를 뽑아내기도 했다. 최고 147㎞의 위력적인 직구가 빛을 발했다. 자신감 있는 공격적인 승부도 돋보였다.

2군에 갔다 지난 18일 1군에 등록된 윤길현도 1군 복귀 후 첫 등판이었던 26일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최고 145㎞까지 형성된 직구와 전매특허인 슬라이더 조합이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2군으로 내려간 사유였던 제구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된 모습이었다. 바깥쪽에 꽉 차는 직구에 넥센 타자들은 좀처럼 배트를 내지 못했다. 20개의 공 중 높게 형성된 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사실 두 선수는 올 시즌 SK의 필승조로 거론됐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시즌 출발은 썩 좋지 못했다. 박정배는 어깨가 아파 오랜 기간 재활군에 머물렀다. 당초 예상보다 회복이 빨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 자존심 회복을 목표로 겨우 내내 땀방울을 흘렸던 윤길현도 시즌 초반 벤치의 완벽한 신임을 사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최근 보여준 구위라면 SK의 허리에 충분한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배는 투구일 간격 조절만 잘 된다면 충분히 필승조 몫을 수행할 수 있다. 선발과 박희수를 잇는 가교의 적임자다. 경험이 많은 윤길현은 올 시즌 주자가 있을 때의 피안타율(.206)이 없을 때(.344)보다 훨씬 낮을 정도로 배짱이 좋다. 볼넷이 많다는 게 단점이었는데 지금 제구라면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SK 불펜 투수들이 주자가 있을 때 급격하게 흔들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치가 높다.
두 선수의 분전은 다른 선수들의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재영 진해수 전유수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는 벤치의 아쉬움을 샀다.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정배 윤길현이 허리의 중심을 잡는다면 나머지 선수들도 부담을 털고 좀 더 나은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을 중시하는 성향인 이만수 SK 감독의 구상도 힘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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