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이 선두 수성의 고비를 맞았다.
삼성은 지난 26일 대전`한화전에서 2-5 패배를 당했다. 6연패 중이던 최하위 한화에 덜미를 잡히며 같은 날 SK를 제압한 2위 넥센에 1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이러다 자칫 1위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를 위기. 삼성은 지난 9일 이후 계속 선두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8경기에서 2승5패1무로 1위팀답지 않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월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7승8패2무로 승률 5할이 되지 않는다. 경기내용을 냉정하게 볼 때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 '용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삼성은 투타에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타선이다. 6월 17경기에서 팀 타율이 2할6푼8리로 9개팀 중 7위에 그치고 있다. 출루율 5위(0.362)와 장타율 4위(0.411)이지만 경기당 평균 득점이 4.24점으로 9개팀 중 8위에 머물러있다. 결정적일 때 한 방이 쉽게 터지지 않은 탓이다.
통산 최다 352호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이 6월 16경기에서 홈런 4개와 13타점을 올렸으나 타율이 1할6푼9리에 불과하다. 중심타선 흐름이 자주 끊긴다. 여기에 채태인(0.294)-최형우(0.262)-박한이(0.250) 등의 페이스가 시즌 초반보다 떨어진 영향도 크다.
설상가상으로 선발진도 흔들리고 있다. 6월 17경기에서 삼성이 거둔 7승중 선발승은 2승 뿐이다. 장원삼·윤성환·배영수·밴덴헐크·로드리게스·차우찬 등 선발 6명이 2승6패 평균자책점 4.79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3.92보다 눈에 띄게 높아진 수치.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삼성은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이승엽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잠깐 선발 테스트를 받은 차우찬이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 게 변화의 전부. 강력한 불펜은 6월에도 평균자책점 3.24로 안정감을 보이고 있지만 좀처럼 승리를 지킬 기회가 없다. 마무리 오승환은 6월 3세이브 추가에 그치며 이 부문 5위에 머물러있다.
삼성이 더욱 심각한 건 밑에서 따라붙는 팀들이 한두 팀이 아니라는 점이다. 2위 넥센이 1경기차로 추격해오고 있는 가운데 3위 LG도 불과 1.5경기차다. 더 나아가 4위 KIA도 2경기차이고, 5위 롯데와도 2.5경기차밖에 안 난다. 여차하면 최대 5위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 1위라는 자리에 안주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삼성도 이제 더 이상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