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 투혼이 아니다".
한화 거포 최진행(28)이 독수리 타선의 절대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최진행은 지난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선제 결승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한화의 5-2승리를 이끌고 6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최진행의 기선 제압 솔로 홈런과 달아나는 희생플라이가 없었더라면 한화의 연패 탈출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최진행은 올해 60경기에서 202타수 60안타 타율 2할9푼7리 7홈런 2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타점은 팀 내 최다 기록이다. 특히 6월 15경기 50타수 17안타 타율 3할4푼 4홈런 14타점으로 쾌조의 타격 감각을 뽐내고 있다. 간판타자 김태균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진행이 한화 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진행의 활약은 무릎 통증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최진행은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올 시즌 마치면 수술받을 예정이다. 일본 스프링캠프 때부터 무릎이 좋지 않아 고생했지만, 그는 시즌 개막 이후에도 출장을 강행하고 있다. 김성한 수석코치를 이를 두고 "대단한 정신력과 투혼"이라 칭찬했다.
하지만 최진행은 '투혼'이라는 말에 손사래쳤다. 그는 "투혼이 아니다. 캠프를 준비해서 시즌에 들어온 만큼 당연히 경기에 뛰어야 한다. 통증이 심각한 건 아니다. 게임을 할 수 있는 수준이고 트레이너분들이 잘 도와줘 경기하는데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부상에 대한 부담은 없다. 경기에 들어가면 부상에 대한 생각을 안 한다. 무릎이 안 좋아도 경기에 들어가면 그런 생각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무릎 통증이 있지만 최진행은 최근 상승세 비결을 하체 밸런스를 잡은 것에서 찾고 있다. "요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 밸런스를 잡는데 신경 쓰고 있는데 많이 좋아졌다. 홈런은 치다 보면 나오는 것인데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는게 최진행의 말. 그는 최근 5경기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바짝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올 시즌 최진행이 돋보이는 건 장타력 뿐만이 아니다. 4월에는 타율 1할9푼4리에 그쳤지만 5월(0.351)~6월(0.340)에는 3할4푼대 이상 고타율로 정확도를 자랑하고 있다. 최진행은 "상체보다 하체 위주로 타격하다 보니 좋아진 부분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를 고정하고, 타석에서 집중하면서 좋아지는 것 같다. 꾸준히 칠 수 있도록 계속 연습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진행은 최근 3경기 연속 4번타자로 나오고 있다. 김태균이 3번 타순에 전진배치되자 최진행도 한 계단 올랐다. 그는 "시즌 전부터 3번부터 5번까지 팀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치겠다는 생각이었다. 4번 타순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 없다. 5번에서 한 타순 먼저 치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4번이라는 타순에 큰 부담없이 자신의 타격을 하며 특유의 파워와 정확도를 모두 자랑 중이다.
김태균의 부진에서 시작된 전반적인 타선 침체로 한화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와중에 최진행이 아픈 무릎을 이끌고 중심을 잡아주며 한화 타선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최진행이 한화의 희망이요,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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