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30)가 이제야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브랜드는 지난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막으며 한화 5-2 승리를 이끌고 시즌 2승(7패)째를 거뒀다. 시즌 초반 적응기를 거친 이브랜드는 이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와 함께 한화의 확실한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했다.
이브랜드는 올해 16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5.68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6경기에서는 2승3패 평균자책점 4.29로 한결 나아진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퀄리티 스타트는 3경기. 시즌 초반부터 이런 피칭을 펼쳤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눈에 띄게 좋아지는 모습이다.

이브랜드는 어느덧 84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문 전체 6위에 올라있다. 팀 내에서는 최다이닝. 이브랜드는 시즌 전부터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며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자신의 목표대로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주며 한화 승리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는 모두 110구 이상 던지며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이브랜드의 평균 투구수 무려 119.8개로 120개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브랜드는 이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을 가능한 많이 소화하려 힘 쓰고 있다.
이브랜드는 "우리팀의 고정된 선발투수는 데니 바티스타와 김혁민 그리고 나까지 3명 뿐이다. 나머지 2경기에서는 불펜투수들이 많이 던져야 한다. 적어도 데니와 혁민, 내가 나오느 날에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을 아껴야 한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는 "매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투수에게 이닝은 중요하지만 크게 드러나는 부분은 아니다. 투수에게는 평균자책점과 함께 승리가 가장 돋보이는 기록이다. 투구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는 이브랜드는 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매경기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솔직히 그에 맞게 승리도 많이 올리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브랜드는 날이 더워질수록 구속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나온다. 하지만 그는 "난 140~143km에서 베스트 컨트롤이 이뤄진다. 오늘(26일)도 볼넷 4개를 내줬는데 구속이 빨라지다 보니 오히려 제구가 안 되더라. 내게는 제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브랜드는 자신의 목표대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닝이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최하위팀에서 승수 쌓기가 뜻대로 되지 않고 있지만 이브랜드는 묵묵히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점차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투수에게는 승리 만큼 좋은 게 없다. 이제는 한화의 야수와 불펜투수들이 이브랜드를 더 확실하게 도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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