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P 20개’ 추신수, 우려할 수 밖에 없는 경기력 저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27 07: 05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는 게 그 순간은 괜찮아도 결국에는 여파가 오게 되어있다. 투수의 공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한국프로야구 A 감독은 지난 주말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신수의 몸에 맞는 볼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약 10년 동안 프로야구 사령탑을 맡고 있는 그는 추신수가 1번 타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시즌이 장기 레이스인 만큼, 결국에는 탈이 날 수 있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투수의 공을 맞아 자신의 몸을 희생해 출루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가르침에서 나온 것이다”고 말했다.
2013시즌의 반환점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추신수는 벌써 몸에 맞는 볼 20개(26일 현재)를 기록, 이 부문 독보적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단순 계산이지만 지금의 페이스라면 시즌 종료시 몸에 맞는 볼은 무려 41개가 된다. 이는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2위에 해당하는 기록. 통산 1위는 1971년 론 헌트의 50개, 2위는 1997년 크레익 비지오의 34개다. 이미 추신수는 개인 최다인 2009시즌의 17개도 넘긴 상태다.  

출루에 대한 투혼은 높이 사야한다. 올 시즌 추신수는 출루율 4할2푼1리로 리그 전체 3위, 리드오프 중엔 독보적 1위에 있다. 1번 타자에게 출루율보다 중요한 기록은 없다. 풀타임 리드오프는 처음이지만 중견수 자리와 더불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몸에 맞는 볼이 누적되면 A 감독의 말처럼 경기력 저하를 피하기 힘들다. 추신수는 출루 외에도 도루나 수비에서의 다이빙캐치 등 허슬플레이가 유난히 많이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 몸에 맞는 볼 여파인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올 시즌 추신수의 도루 성공률은 61.5%로 통산 73.8%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타격 페이스 또한 첫 한 달 타율 3할3푼7리에서 5월 타율 2할4푼, 6월 타율 2할2푼9리로 하락세다.
추신수는 지난 19일 피츠버그전에서 첫 이닝 초구부터 몸에 맞고는 이례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당시 추신수는 “경기 첫 이닝 초구에 맞은 적은 없었다. 다른 팀에서도 이런 사례는 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밤새 통증에 시달렸고 했다.
물론 투수가 의도적으로 몸에 맞는 볼을 던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추신수를 잡기 위해 던진 몸쪽공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을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추신수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몸쪽 낮은 공에 타율 1할5푼4리, 몸쪽 가운데 공에 타율 1할7푼5리를 찍고 있다. 반면 바깥쪽 가운데에는 타율 3할8푼5리 바깥쪽 낮은 코스에는 타율 3할5푼7리다.
어쨌든 현지 언론은 현재 추신수가 오른쪽 무릎을 비롯해 곳곳에 멍 자국이 선명하다고 전하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겨울 우승청부사란 평가 속에 신시내티로 이적했고, 지금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치열한 순위 경쟁에 임하는 중이다. 그리고 오는 겨울에는 FA 자격을 얻는다. 이래저래 추신수에게 중요한 시기인만큼 부상만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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