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노름’이라는 말이 있듯 팀 순위는 보통 평균자책점 순위와 비례한다. 올 시즌 LG의 희망 또한 6월 초부터 팀 평균자책점(3.59) 1위를 사수하고 있는 투수진에 있다. 어느덧 고질병이었던 마운드 불안에서 벗어나 마침내 선발진과 불펜진의 톱니바퀴가 절묘하게 맞물리는 중이다.
불펜진은 독보적이다. 불펜 평균자책점 3.08, 블론세이브 5회로 각각 9개 구단 1위와 2위에 자리 중이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중심으로 셋업맨 정현욱 이동현과 좌완릴리프 류택현 이상열이 철벽을 이룬 결과다. 우려했던 선발진도 평균자책점 3.90으로 NC에 이은 2위에 있다. 우규민과 신정락이 맹활약하고 지난 5월 19일 1군 데뷔전을 치른 류제국의 연착륙이 반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페넌트레이스 판도가 갈리는 시점이 7월부터 8월인 만큼, LG의 올 시즌 성패 또한 향후 2달에 달려있다. 어떻게든 마운드가 버틴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리고 LG 마운드가 버티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복귀 전력의 활약이 필요하다.

완벽해 보이는 불펜진이지만 이제는 지원군이 필요한 시기다. 실제로 무섭게 승을 쌓아올린 지난 38일동안 불펜 필승조 가동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평균자책점은 2점대 후반에서 3점대 초반을 꾸준히 유지했으나 5월까지 2개에 불과했던 블론세이브가 한 달 사이 5개로 늘었다. 경기 후반 타선 폭발로 팀은 승리했지만 불펜진이 체력저하에 따른 균열을 보이고 있다.
해답은 유원상과 최성훈이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화려하게 도약한 우투수 유원상과 신인왕 후보에 올랐던 좌투수 최성훈 모두 현재 2군에서 실전 등판 중이다. 이들은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1군에 합류할 예정인데 100% 컨디션에서 지난해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LG 불펜진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유원상은 정현욱과 이동현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실제로 올 시즌 유원상은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기 전 정현욱 앞에서 7회를 책임졌다. 정현욱이 33이닝, 이동현이 35이닝을 소화한 상태에서 유원상이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경우, LG는 6회부터 승리방정식을 펼칠 수 있다.
최성훈은 복귀시 류택현과 이상열의 역할을 소화한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강한 담력을 뽐냈던 최성훈은 올초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만 해도 최고의 구위를 자랑했었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일찍이 최성훈을 두고 “미래 LG 불펜의 축이 될 투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 22일부터 실전에 나서기 시작한 최성훈은 퓨처스리그 2경기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진은 외국인 원투펀치의 불균형 해소가 필수과제다. 레다메스 리즈가 평균자책점 부문 4위(2.93), 이닝 2위(95⅓)로 리그 정상급 투수 반열에 오른 반면, 벤자민 주키치는 평균자책점 5.40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이미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서 제외, 적신호와 마주 중이다. 지난 23일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린 주키치만 반등한다면, LG 선발진은 다섯 명 전원 평균자책점 3점대를 찍을 수 있다. 주키치는 오는 주말 SK와 잠실 3연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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