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상면의 연기변신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KBS 2TV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3 ‘유리반창고’가 훈훈한 가족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며 호평을 자아냈다.
‘유리반창고’는 자신의 냉대로 사고를 당해 6년째 식물인간인 딸에게 죄책감을 가진 기러기 아빠 경도(박상면 분)와 무관심한 모친에게 상처받은 가출소녀 선우(이혜인 분)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 진짜 부녀는 아니지만, 경도와 선우는 서로에게 딸과 아빠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상처 입히다가도 자신은 과연 어떤 가족이었는지 되돌아보며 화해를 이룬다.
특히 ‘유리반창고’는 가족 해체 위기 속에서 가족으로부터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항상 곁에 있기에 알지 못했던 가족의 소중함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런 공감의 힘은 주, 조연 배우들의 과잉 되지 않은 절제된 감정 연기가 바탕이 됐다는 평이다. 박상면은 오열 대신 슬쩍 비치는 눈의 물기만으로도 경도의 상처받은 내면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극에 울림을 더했다.
박상면은 고된 밤샘 촬영에도 울면서 하는 연기와 울지 않고 하는 두 가지 연기를 선보이며 더 좋은 장면을 써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공들인 연기를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이런 박상면의 공들인 연기는 드라마의 인물에 깊이와 폭을 더해 자식으로 인해 고민하는 이 땅의 아버지 역할을 훌륭하게 완성시켜 시청자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어, 박상면과 연기호흡을 맞춘 선우 역의 이혜인은 19세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연기폭으로 새로운 명배우 탄생을 예고했다. 그는 가출청소년다운 삐딱함과 자식으로 인한 아픔을 가진 40대 남자의 닫힌 마음을 바꾸는 진지함까지 두 극단에 서 있는 인물을 훌륭히 소화하며 극에 감동을 더했다.
결국에는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보듬을 수 있음을 전한 힐링 드라마 ‘유리반창고’는 가출 소녀 선우와의 만남으로 미안하더라도 딸에게 다가가는 것이 옮음을 알게 된 경도에게 딸 유리가 완치된 모습으로 하늘에서 내려왔던 엔딩으로 이 땅의 모든 아빠와 딸의 화해를 그리며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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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