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주루' 푸이그가 명심할 점, 야구는 팀 스포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6.27 13: 56

또 사고를 쳤다. 쿠바에서 온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23)가 그라운드에서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며 또 주루사를 당했다.
푸이그는 올해 메이저리그 상반기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빅리그 데뷔 21경기만에 타율 4할2푼 7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축복받은 신체능력을 앞세워 '무서운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푸이그다. 데뷔 20경기만에 홈런 7개를 기록한 것도 팀 타이기록, 선배인 맷 켐프가 2006년 데뷔시즌에서 기록했었다.
축 처졌던 팀 분위기를 확실하게 띄우고 있는 푸이그지만 주루에 대한 욕심은 조금 줄여야 할 필요가 보인다. 푸이그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우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울분을 풀기라도 하듯 푸이그는 첫 타석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팀 린스컴을 두들겨 2루타를 만들어냈다.

다저스가 1-2로 역전을 허용한 이후인 5회 푸이그는 세 번째 타석에 섰다.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푸이그는 3-유간을 빠르게 빠져나가는 좌익수 앞 안타를 쳤다. 그러나 그는 1루에 멈추지 않고 2루까지 뛰었고, 좌익수 안드레스 토레스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어이없이 2루에서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이미 1루까지 가는 길의 절반을 지날 때부터 속도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높여 2루까지 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푸이그의 질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올 시즌 여러 번 보여줬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했던 20일 뉴욕 양키스 원정경기에서는 평범한 중전안타에 두 번이나 2루까지 뛰었다. 이때 푸이그는 처음엔 아웃을 당했지만 두 번째는 빠른 발로 살아 들어갔다. 또한 25일 경기에서는 1루 주자로 있다가 땅볼이 나왔는데, 타자주자가 1루에서 아웃을 당했음에도 3루까지 달리는 기행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장면을 두고 돈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에게 그라운드는 좁다"고 말하기까지 했지만 그의 다음 베이스를 향한 욕심은 거둬질 줄 몰랐다. 가끔 한 번 엉뚱한 시도를 하는 건 의표를 찌르는 것이지만, 자주 시도할 일은 아니다. 상대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헌납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이날 푸이그는 4타수 3안타로 활약했지만 3번의 안타보다 한 번의 주루사가 더 기억에 남는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 잘해서 이길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2사 주자없는 상황, 추격의 점수가 필요했던 팀 사정을 생각했다면 무모한 2루 주루보다는 안전하게 1루에 멈춘 뒤 도루를 시도했으면 어떨까. 그의 빠른 발이면 곧바로 2루로 뛰는 것보다 도루를 노리는 쪽이 성공률이 높아 보인다. 루키 푸이그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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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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