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 중인 JTBC 월화드라마 '무정도시'의 연출과 완성도를 두고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화려한 영상미에 TV에서는 보기 힘든 리얼한 액션 장면들이 자주 연출되면서 안방극장에서 마치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범죄 소탕을 위해 마약 조직에 들어간 언더커버의 활약과 사랑을 다루면서 본격 느와르로 평가받고 있는 '무정도시'는 종편 채널의 한계를 딛고 인기몰이 중이다. 시청률 성적이 우월하진 않지만 네티즌 사이 입소문이 심상치 않다. 특히 중반부를 넘어서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토리, 또 정경호, 남규리 등 배우들의 열연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탁월한 영상미 역시 드라마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다소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수위 높은 장면들이 치밀하고 세련되게 묘사되면서 작품의 품격을 높이는 분위기.
올해 초에는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김규태 감독의 남다른 연출 감각, 고운 영상미로 인기를 끌었다. 김 감독 특유의 클로즈업 촬영, 그리고 고도의 장비와 기술력이 빚어낸 아름다운 화면이 방영 기간 내내 화제가 됐다. 브라운관에서 선남선녀 조인성, 송혜교의 비주얼 매력이 만개했고 처절하고 아름다운 이들의 멜로 연기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

이렇듯 최근 TV 드라마의 질이 훌쩍 상승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과거 영화에 비해 다소 폄하되던 드라마들이 이제는 스크린에 상영해도 손색이 없을 정로도 탄탄한 완성도와 영상미를 자랑하게 된 것. 쪽대본, 생방 촬영, 제작비나 출연료 문제 등 여전히 드라마 제작 환경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은 남아있지만 단순히 작품 자체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그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배우들이 웰메이드 드라마에 출연하기 위해 욕심을 내는 분위기다.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고급 콘텐츠(?)라고 여기던 일부 톱 배우들 사이에서도 '그 겨울, 바람이 분다'나 '무정도시' 수준의 작품이라면 꼭 출연하고 싶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 사실상 영화 개런티와 16부작 TV 미니시리즈의 출연료를 비교해도 오히려 드라마 출연이 이득이 된다는 계산도 배우들의 드라마 나들이를 부추기고 있다.
유명 매니지먼트 한 관계자는 "최근 대다수의 배우들은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작품을 검토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이 영화에 비해 고된 것은 사실이지만 작품의 질이 향상된 데다 드라마 출연으로 인한 부가적인 이득(인지도 상승, 광고 수입) 등을 감안하면 영화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계산인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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