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게 절실했던 이닝이터 대결이었다.
2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은 두 외국인 투수의 이닝이터 대결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모두 연승을 위해 마운드에 올라 물러설 수 없는 혈전을 벌였다. 그것도 각각 8이닝과 완투를 책임지는 이닝이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승부는 완투승을 낚은 니퍼트의 승리였다. 소사는 8이닝 7피안타 1볼넷 3실점을 내주고 8회를 끝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니퍼트는 9회초 3-3에서 타선이 두 점을 뽑자 9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홈런을 맞았지만 6피안타 무사사구 4실점 완투승을 낚았다.

양팀은 전날 연장 12회 승부를 하느라 불펜진을 소진했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의 이닝소화력이 절실했다. 두산 데니스 니퍼트와 KIA 헨리 소사는 모두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투수들. 이들도 팀 사정을 알았기 때문에 유난히 집중력을 갖고 양팀 감독들의 기대에 응답했다.
먼저 소사가 흔들렸다. 1회초 2사후 김현수 2루타, 오재일 볼넷, 홍성흔, 오재원, 허경민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3점을 내주었다. 조기에 무너지는 듯 했으나 어느새 안정을 되찾았고 강속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던지며 7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텨주었다.
니퍼트는 타자들의 득점지원을 받았지만 한번의 위기에서 휘청거렸다.. 3회말 신종길 중전안타, 안치홍 좌전안타, 김상훈 중전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이어진 2,3루 위기에서 내야땅볼과 김주찬에게 동점타를 맞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니퍼트는 3회와 솔로홈런을 맞은 9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이닝은 이렇다할 위기없이 호투를 펼쳤다.
두산은 마산으로 이동해 NC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5승1패로 우위를 점한 NC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목표로 삼고 있다. 중위권 탈출을 위해서는 주말 성적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틀 연속 불펜을 소모한다면 승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니퍼트의 완투는 그래서 더욱 소중했다. 특히 니퍼트는 9회까지 책임을 지겠다면서 완투를 자청했다.
KIA는 대구에서 삼성과 3연전 빅매치를 갖는다. 1승5패로 열세에 몰린데다 삼성은 대전 한화전이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투수진에 여유가 생겼다. 버거운 상황에서 불펜의 힘까지 떨어진다면 장담하기 어렵다. 비록 패했지만 소사의 이닝소화력은 주말 3연전을 앞두고 팀에 귀중한 힘을 비축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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