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루’ 이재학, 승리 못지않은 역투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7 21: 59

승리는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과 함께 주눅들지 않고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힘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신생팀 에이스로서 기교투를 선보였다. ‘딸기’ 이재학(23, NC 다이노스)은 분명 NC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이재학은 27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6⅔이닝 동안 4피안타(탈삼진 6개, 사사구 6개) 2실점 기교투를 펼쳤다. 121구는 이재학의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투구수. 그러나 이재학은 이승화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선실점한 뒤 0-1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서 좌완 이상민에게 바통을 넘겨야 했다. 그리고 팀이 결국 0-2로 패하며 이재학은 시즌 5승 대신 3패 째를 떠안았다.
팀 타선이 천적 셰인 유먼에게 무득점으로 묶이는 가운데서도 이재학은 씩씩하게 위기의 파도 앞에 섰다. 1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한 이재학은 이승화를 2루 땅볼로 잡았으나 황재균의 3루 진루를 막지 못하며 1사 3루로 몰렸다. 그러나 손아섭-강민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첫 회를 넘겼다.

이후 이재학은 산발적인 안타나 볼넷은 허용했으나 결정타는 맞지 않고 6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갔다. 최고 구속은 143km에 스리쿼터 특유의 무브먼트가 롯데 타자들 앞에 주효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늘어나면 결국 위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7회말 2사 후 신본기에게 볼넷, 정훈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를 내준 이재학은 황재균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이미 투구수 118개를 기록한 이재학은 이승화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다. 공 하나가 범타 및 스트라이크가 되면 무실점이 이어질 수 있던 순간. 아쉽게도 이재학의 공은 포수 김태군의 미트가 아닌 이승화의 허벅지로 날아가고 말았다.
이는 선제 결승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이 되었다. 그리고 결국 승패의 추는 다시 기울어지지 않았다. 이재학 입장에서는 호투하고도 더그아웃에서 패배의 아픔을 속으로 눌러야 했다. 그러나 젊은 선발 투수가 지난해 13승을 거둔 외국인 좌완 에이스와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자체는 뜻깊었다.
지금까지 이재학이 프로에서 던진 공보다 앞으로 던질 공이 훨씬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재학은 비록 27일 롯데전서 패했으나 충분히 주축 선발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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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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