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만 있었어도...” 태극전사들, 세계무대 통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6.28 06: 59

“이종현만 있었어도...”
어린 태극전사들이 유럽농구를 상대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19세 이하 남자농구대표팀은 27일 밤(이하 한국시간) 체코 프라하 O2아레나에서 벌어진 19세 이하 세계선수권 A조 예선 첫 경기에서 크로아티아에게 89-106으로 분패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해 18세 이하 유럽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당시 MVP를 차지한 다리오 사리치(19, 208cm)는 장신임에도 내외곽을 모두 소화하는 전천후 선수다. 그는 2014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선발이 거론된다. 그는 크로아티아의 주전포워드로 출장했다.

한국은 초반 강상재(19, 고려대)가 11점을 몰아넣으며 22-14로 앞서나갔다. 강상재는 2쿼터 홀로 11연속 득점을 올리는 등 슈팅이 폭발했다. 한국은 전반을 47-46으로 앞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선수들 사이에서 ‘해볼 만하다’는 눈빛이 보였다.
문제는 리바운드였다. 한국은 최장신 이종현(19, 206cm, 고려대)이 코뼈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이 때문에 지난해 U-18 아시아선수권부터 손발을 맞춰왔던 베스트5의 조직력에 금이 갔다. 또 골밑에서 사리치를 몸으로 막고 리바운드 경쟁을 해줄 선수가 부족했다.
결국 한국은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사리치에게 골밑을 내줬다. 전반 9점에 그쳤던 사리치는 후반에만 23점을 몰아쳤다. 사리치는 32점, 12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20-43으로 두 배 이상 뒤졌다. 특히 가장 중요한 공격리바운드는 무려 6-22였다. 보통 이정도 차이면 30점 이상 대패를 당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경기는 줄곧 10점차 내외의 접전이었다. 한국은 10개의 3점포(45.5%)를 터트리며 적어도 슈팅의 양과 질에서 크로아티아를 앞섰다. 리바운드만 어느 정도 대등했더라면 더 잘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를 지켜본 농구팬들은 “이종현만 있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어린 선수들 잘 싸웠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라 해도 결국 같은 또래다. 한국의 유망주들은 자신의 농구가 충분히 세계무대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경기 후 이종현은 SNS를 통해 동료들에게 “사리치 정말 잘한다....역시 해외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수고했어 U-19애들아”라며 따뜻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이종현만 있었어도 이겼다’는 반응에 그는 자신이 있었어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며 겸손을 잃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정말 이종현의 존재가 간절했던 경기였다.
크로아티아에게 패배를 당한 한국은 28일 오후 10시 30분 스페인을 상대로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스페인은 27일 예선 첫 경기서 캐나다를 81-70으로 꺾고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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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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