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천명', 2% 부족했던 퓨전사극 '절반의 성공'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6.28 07: 08

KBS 2TV 수목드라마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이하 '천명')이 두 달 여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퓨전 사극의 독특한 매력으로 마니아 층을 형성했던 이 드라마는 대신 대중의 관심에서는 다소 벗어나 만족스런 시청률 성적표는 받지 못한 채 종영했다. 그야말로 '절반의 성공'이었다.
'천명'은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20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방송 초반 '천명'은 당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던 MBC '남자가 사랑할 때'를 누르고 몇 차례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수목극 침체와 더불어서 '천명'은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라는 부제에 어울리는 흥미진진한 전개가 중반 이후부터 이어지지 못한 것이 이러한 시청률 하락의 주 요인으로 꼽히곤 했다.
지난 4월 말 첫 방송을 시작한 '천명'은 의원 신분을 가진 주인공 최원(이동욱 분), 홍다인(송지효 분)의 활약과 역사 속 야사에 등장하는 문정왕후의 인종 독살, 새롭게 떠오른 부성애 코드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섰다. 처음에는 이러한 장점들이 대중의 취향과 잘 들어맞았다. 그러나 정작 이야기를 구성하는 큰 축인 등장인물들간의 긴장감은 사라졌다. 대중의 관심이 사그러드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천명'은 중반 이후 다시 내달리기 위해 노력했다. 디테일있고 깔끔한 이야기 전개로 마니아 층의 사랑을 받았다. 역사와 허구를 적절히 섞은 이야기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역사라는 커다란 '스포일러'가 있지만 그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천명'의 또 다른 재미였다. 여기에 퀄리티 높은 화면과 흠잡을 데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다.
그러나 이미 떠나버린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천명'은 많은 이들의 호평과는 달리 한 자리수 시청률에 만족해야만 했다.
특히 연기자들의 열연이 드라마의 아쉬운 성적표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최원 역의 이동욱은 첫 사극 출연에 아이 아버지라는 낯선 캐릭터에도 이를 잘 소화해냈다. 홍다인 역의 송지효는 여러 번 사극에 출연했던 만큼 제 몫을 했다. 아역 배우 김유빈의 최랑은 안방극장의 이목을 모두 집중시킬 만큼 능숙한 표현력을 선보였다. 박지영은 주인공을 능가하는 존재감으로 악독한 문정왕후를 그려내 박수 받았다. 이 외에도 송종호, 윤진이, 김국환, 강별 등의 배우들이 '천명'의 퀄리티를 한 단계 올리는 데 공을 세웠다.
한편 '천명'의 후속으로 '칼과 꽃'이 다음달 3일 방송될 예정이다. '칼과 꽃'은 원수지간 선대의 어긋난 운명 속에서도 사랑에 빠지는 연인 연충과 무영의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로 엄태웅, 김옥빈, 김영철, 최민수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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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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