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동일이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아픈 가정사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불행했던 어린 시절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에 대해 담담히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는 아들 준이와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며 "준이가 생각할 시간을 기다려 주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미운 아버지를 둔 그였지만 아빠로서의 성동일은 좋은 사람이었다.
성동일은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부모님의 이혼으로 호적 없이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과,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던 아버지, 극심한 가난에 힘들었던 과거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성동일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원치 않는 아이로 태어났다. 호적도 없어서 학교도 가지 못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랬던 그가 아버지를 처음 만난 것은 10살이 된 때 누나의 손에 이끌려 기차를 타고 도착한 서울역에서였다. 처음 보는 남자가 눈 앞에 있었지만 그는 '아버지를 보면 안겨라'고 했던 누나의 말을 듣기 위해 아버지를 꼭 안았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재결합한 후 성동일은 비로소 지금의 이름을 얻었고 호적에 존재를 등록, 학교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는 "아버지는 다시 합치고 싶으시지 않은 상황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함께 살았다. 그래서인지 집 안에서 웃는 날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그 때를 떠올렸다. 이어 성동일은 "원치 않는 가정을 이루셨기 때문에 '쟤 때문에 내가 이러고 살아야 되나' 이러셨다"면서 "10년 만에 만나 그 다음날 아침부터 아버지에게 맞았다. 어릴 때 유일한 꿈은 독립이었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일 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그의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는 성동일이 연기자로 이름을 알릴 때까지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그에게 어린 시절이란 찢어지게 가난한 세월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성동일은 계에서 탄 돈을 자신에게 다 쓰고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던 당시의 어머니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결국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찌됐든 어린 그는 먹을 것이 없어 닭뼈까지 씹어먹어야 했다.
그러나 성동일의 인생에도 햇빛이 내리쬐기 시작한 때는 있었다. 빨간 양말 캐릭터로 메가 히트를 치고, 트로트 음반도 냈다. 행사를 뛰고 받은 현금 뭉치를 어머니에게 건네줄 수 있는 성동일이 됐다. 또한 성동일은 14세 연하의 아내와 만나 세 아이의 아빠가 됐다.
또한 성동일은 아내에 대한 칭찬으로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는 "집사람은 저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싸우지 않는다"면서 "준이도 우리가 부부싸움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내는 내가 찾아가지도 않은 아버지를 죽음 직전에 보러 갔다"면서 지금도 손수 아버지의 제사를 모시고 있는 아내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마운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성동일은 아들 준이와 함께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억지로라도 함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프로그램 이후 자신을 어려워하던 준이가 이제는 너무나 친근하게 자신을 대한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평소 깊이 생각 후 말로 표현하는 준이에 대해 답답해하곤 했던 성동일은 "'아빠 어디가' 이후 아들의 말을 찬찬히 기다려줄 수 있는 배려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성동일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들에 대해 담담히 털어놓았다. 그리곤 이제 아버지가 된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과거 성동일이 어떤 아버지의 아들이었든 지금의 그는 세 남매의 좋은 아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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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