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구단 체제로 첫 발을 내딛은 프로야구가 일대 혼전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마지노선도 높아지고 있다. 그 벽이 어디까지 높아질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27일 현재 선두 삼성(승률 .603)과 5위 KIA(.559)까지의 승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6위 두산(.508)까지로 확대시켜 봐도 5.5경기다. 그리고 9개 팀 중 무려 6개 팀이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순위표만 놓고 보면 4위 롯데(.565)의 승률이 포스트시즌의 마지노선이다. 최근 경향과 견줘보면 기현상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 승률이 예년에 비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신생구단 NC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자연히 상위권 팀들의 승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빗나갔다. NC보다 한화가 더 처져 있다는 점, 그리고 생각보다 치고 나가는 팀이 없어 중간에 오밀조밀 모였다는 점이다.

8개 구단 체제가 확립된 1991년 이후 포스트시즌의 진출 기준은 대개 5할이었다. 5할 이상은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매우 높았다. 양대리그로 운영된 2년을 제외하고 1991년 이후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팀은 2006년 두산(.512)을 비롯해 5개 팀에 불과했다. 5할을 못 하고도 포스트시즌에 나간 사례도 3차례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5할로는 어림도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순위 변동은 지켜봐야겠지만 중·상위권 다툼이 계속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화나 NC가 대반등을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이다. SK의 반등과 한화의 성적이 더 나빠질 것은 없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현재의 5할6푼5리보다는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근래 들어 가장 비슷한 흐름을 보였던 적은 2006년이었다. 당시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의 승률은 5할9푼3리였다. 2위 현대(.560), 3위 한화(.540), 4위 KIA(.520)가 3경기 정도 간격으로 줄을 섰다. 5위 두산(.512)까지도 5할 문턱을 넘겼고 6위 SK(.480)도 5할 근처에 갔다. 반대로 7위 롯데(.407)와 8위 LG(.385)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으로 상위권 팀들의 승률을 높여줬다.
9개 구단 상황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있지만 올해는 적어도 5할2~3푼 정도의 승률이 되어야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무승부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5할3푼은 65승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 역대 최고 승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팀이 나올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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