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끝내기, 팀 성적과의 연관성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28 06: 10

홈팬들의 귀가길을 가볍게 하는 짜릿한 끝내기는 야구의 묘미 중 하나다. 이긴 팀의 아드레날린은 솟구치고 진 팀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끝내기 효과는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까.
27일 현재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총 22차례의 끝내기가 나왔다. 방법도 다양했다. 끝내기 안타가 17번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지만 끝내기 홈런도 3번이 나왔다. 여기에 3월 30일 한화-롯데전에서는 박종윤이 역대 45번째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쳤고 4월 14일 SK-NC전에서는 박으뜸의 역대 25번째 끝내기 스퀴즈라는 귀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가장 최근 끝내기인 6월 22일 NC-넥센전은 에릭의 끝내기 폭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중 가장 많은 끝내기 승리를 경험한 팀은 두산으로 총 4번이었다. 뒤를 이어 롯데·넥센·SK·LG가 3차례씩을 기록했고 KIA·삼성·NC는 2번의 끝내기를 경험했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분포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만이 아직 끝내기 승리가 없는 것이 눈에 띈다. 올 시즌 최하위에 처져 있는 한화의 경기 양상이 만든 오명이기도 하다.

선수들은 끝내기에 대해 “다음날 타격이나 투구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좋아지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일수록 더 그렇다. 그렇다면 끝내기 효과를 다음날, 혹은 다음 경기까지 가장 잘 이어간 팀은 어디었을까.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역시 상위권 팀들이 그 흐름을 잘 이어갔음을 알 수 있다.
선두 삼성은 끝내기 이후 2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7일과 8일에 걸쳐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이틀 연속 같은 투수(홍상삼)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쳐내기도 했다. 2위 넥센도 끝내기 후 3번의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분위기를 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롯데도 3전 전승을 거뒀다. 역시 한화와의 개막 2연전 당시 연속 끝내기 기록이 포함되어 있다.
KIA·NC·두산은 5할이었다. KIA와 NC는 1승1패, 두산은 2승2패였다. 두산은 공교롭게도 휴식일 이전에 두 차례의 끝내기를 기록했다. 좋은 분위기에서 휴식일을 맞이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기 어려웠다고도 볼 수 있다. 휴식일 이후 성적은 1승1패였다.
반면 LG는 1승2패로 5할 승부를 못했다. SK는 끝내기 후 전패였다. 5월 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역사적인(?) 뒤집쇼를 펼친 SK는 다음날 곧바로 두산에 설욕을 당했다. 8일 문학 한화전에서도 조동화의 끝내기로 이겼으나 그 다음날은 연장 접전 끝에 한화에 패했고 정근우의 끝내기가 나온 21일 문학 롯데전 이후에도 다시 졌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7위라는 성적도 이와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씁쓸한 끝내기 패배를 가장 많이 당한 팀은 어디었을까. 한화·두산·롯데·NC가 4차례로 공동 선두다. 두산은 끝내기의 명과 암을 제대로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단 한 차례의 끝내기 승리도 없었던 한화는 오히려 4번이나 끝내기 패배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불펜이 불안한 NC도 4번이나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넥센은 3번, SK는 2번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반면 뒷문이 부쩍 강해진 LG는 끝내기 패배가 한 번에 불과했고 삼성은 한 번도 없었다. KIA도 역시 올 시즌은 아직 끝내기 패배의 기억이 없다. 물론 끝내기 패배가 원정 경기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수치가 팀 뒷심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끝내기 성적표가 올 시즌 성적표와 비교적 유사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한편 4월과 5월 각각 5번에 불과했던 끝내기 경기가 6월 들어 벌써 10차례나 나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점점 경기 후반에 결정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경기 후반의 집중력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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