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거포 최진행(28)이 부상 중에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파워는 물론 정확도까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최진행은 올해 60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7홈런 29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홈런·타점은 팀 내 최다 기록이고, 리그 타율도 전체 16위에 올랐다. 4월까지 부진을 완벽히 씻어내는 활약으로 김태균이 슬럼프에 빠져있는 한화 타선에서 절대 희망이 됐다.
최진행은 3~4월 22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 무홈런 7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병살타 5개로 공격 흐름을 끊어먹었다. 하지만 5월 이후 38경기에서는 타율 3할4푼6리 7홈런 22타점으로 무시무시한 맹타를 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병살타도 4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타자는 사이클이 있는데 한 번 감을 잃어버리면 찾기 쉽지 않다. 초반에는 최진행 때문에 많이 고생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 하체 밸런스가 잘 잡힌 덕분에 원하는 타이밍에서 자신의 생각대로 공을 잘 때리고 있다. 기초공사가 잘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행도 "요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의 밸런스를 잡는데 신경 쓰고 있다"며 "상체보다 하체 위주로 타격하다 보니 좋아지는 것 같다. 하체를 고정하면서 타석에서 집중력도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투수 뿐만 아니라 타자도 하체가 잘 고정되고, 밸런스가 유지되어야 좋은 타격이 가능하다는 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외야 수비를 나서며 신체 리듬을 찾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4월까지 최진행은 오른쪽 무릎 통증 탓에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5월부터 본격적으로 좌익수 수비를 보며 수비를 통해 신체 리듬을 회복하고 있다.
이 같은 최진행의 활약은 시즌 후 수술을 받아야 하는 무릎을 안고 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김성한 수석은 "무릎 연골이 좋지 않지만 외부 근력으로 인대를 지탱하고 있다. 근력이 떨어지면 통증에 영향을 미칠텐데 꾸준한 웨이트 훈련으로 아픔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투혼을 높이 샀다.
최진행은 "심각한 건 아니다. 게임을 할 수 있는 수준이고 트레이너분들이 잘 도와줘 경기하는데 문제없다"며 "부상에 대한 부담은 없다. 경기에 들어가면 부상에 대한 생각을 안 한다. 무릎이 안 좋아도 경기에 들어가면 그런 생각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최진행의 업그레이드에는 하체 밸런스 안정과 강한 정신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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