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수근과 장동혁의 합류가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확 바꿔놨다. 욕심을 버리고 메인 MC 강호동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면서도 간간히 터지는 웃음폭탄은 위기에 놓인 ‘무릎팍도사’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수근과 장동혁은 지난 28일 방송된 ‘무릎팍도사’ 성동일 편에 처음으로 고정 패널로 등장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유세윤이 음주운전 물의로 하차하고, 프로그램 개편 차원에서 우승민이 물러나면서 두 사람이 합류하게 됐다.
MC 강호동 빼고 모두 바꾼 이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은 생각보다 컸다. 이수근과 장동혁이라는 인기 개그맨이 합류한다고 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개그 콤비로 활약했던 이수근과 장동혁은 게스트의 프로필을 소개하는 순간부터 빵빵 터졌다. 일명 ‘듣겄어 프로필’은 두 사람이 걸쭉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면서 게스트에 대한 독설을 게스트가 없는 것마냥 읊는 과정에서 웃음을 안겼다. 연기력을 바탕으로 입에 착착 감기는 사투리를 쓰는 이수근과 장동혁의 깐족거림은 게스트 성동일의 발끈과 함께 죽이 척척 맞았다.
또 MC와 게스트의 말에 기를 기울이며 틈틈이 맞장구를 치거나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재미를 거드는 모습은 능수능란했다. KBS 2TV ‘승승장구’를 통해 토크쇼 진행에 익숙한 이수근의 자연스러운 진행은 말할 나위가 없었다. 여기에 오랜 만에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드러낸 장동혁 역시 욕심을 버린 채 간간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는 농담만 던지며 흐름을 잘 타고 들어갔다.
워낙 입담이 좋은 배우 성동일이 출연해서 두 사람의 활약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주고받는 만담이나 MC 강호동과의 웃음 조합은 새 단장 첫 방송부터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울러 강호동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뛰어난 호흡을 보여줬던 이수근의 견제는 예상대로 강력했다. 강호동에게 “먹는 이야기 하면서 흥분하지 말라”고 그의 평소 습관을 지적하는 이야기는 앞으로의 돌직구 입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장동혁은 이날 성동일의 가난한 어린 시절에 함께 아파하고 공감했다. 그는 고정 패널로서 튀지 않고 게스트의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 조력자에 충실하면서 향후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시청률 역시 두 사람의 활약을 증명했다. 두 사람의 합류 전 지난 20일 4.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던 ‘무릎팍도사’는 이날 6%의 시청률로 7.3%의 KBS 2TV ‘해피투게더3’와의 격차를 좁혔다.
결과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정 패널 교체라는 배수의 진을 친 ‘무릎팍도사’의 새 단장은 일단 성공적이다. 장수 예능프로그램으로서 다소 김이 빠졌던 프로그램 분위기를 재미로 무장한 이수근과 장동혁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한층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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